≪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이효리에 의존한 ‘서울 체크인’
김태호 PD가 숨겨놓은 카드는?
김태호 PD(왼쪽), 가수 이효리./사진=SNS, 텐아시아 DB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김태호가 ‘서울 체크인’으로 명예 회복에 나섰다. MBC타이틀을 떼고 처음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쏠리는 관심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이효리’ 카드를 빼 들었다. 식상할 수 있는 구성이지만, 유명인을 앞세운 전략은 필승카드라는 판단.

‘서울 체크인’은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다. 스타(이효리) 한 명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형식. 이효리가 출연한다는 것과 OTT 사상 처음 시도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란 것 외에 '나혼자 산다', '미운우리새끼' 등 기존 예능프로그램과 구성상 차별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30초 정도의 짧은 예고편 영상만으로 프로그램의 대체적인 내용이 파악되는 이유다.
사진=티빙 '서울 체크인' 예고편 캡처

27일 공개된 ‘서울 체크인’ 파일럿 예고 영상에선 엄정화, 김완선, 보아, 화사 등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엄정화는 “제주 이효리와 서울 이효리. 둘 중 누가 나일까?”라는 이효리의 물음에 “난 그게 둘 다 너라고 생각해”라며 위로를 건넨다.

전적으로 이효리에게 의지한 ‘서울 체크인’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충분하다. 스타 이효리와 그의 화려한 출연진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홀로서기에 나선 김태호PD의 첫 예능으로 삼기에는 아쉬운 것이 사실. 김태호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외치는 멤버들과 함께 ‘무한도전’으로 13년간 사랑받으며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예능의 장르를 만들었던 주인공이기 때문. 기획보다는 셀럽에 의존하려는 듯한 모습은 그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낮추게 한다.

사진제공=티빙


김태호는 ‘서울 체크인’ 공개를 하루 앞둔 28일 소감을 전했다. “이효리 씨는 어떤 형태의 예능보다 리얼리티에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고 그게 사람들이 원하는 이효리 콘텐츠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님이 만난 이번 댄스 가수 모임도 전혀 계획되지 않았던 즉흥적인 모임이었듯이 또 어떠한 리얼한 상황들이 펼쳐질지 함께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역시 이효리와 그의 인맥들에 의존하려는 모습.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연출 자리에 있어도 비슷한 수준의 재미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평범하고 안전한 길이 비판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예능계의 거장’으로 군림한 김태호의 연출작이라면 맥락은 달라진다. 왕관의 무게가 남다르기 때문. 톡톡 튀는 기획력으로 예능계를 선도했던 김태호가 이효리 말고도 몰래 숨겨 놓은 비장의 카드가 한 장 정도는 숨겨져 있길 기대해 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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