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해적: 도깨비 깃발'서 무치 역으로 열연
폭탄머리+꼬질꼬질, 180도 연기 변신
한효주와 티키타카…"'쎄씨봉' 때 왜 친해지지 못했을까?"
"김남길 따라갈 수 없어…'해적1' 생각 대신 '무치'에 전념"
폭탄머리+꼬질꼬질, 180도 연기 변신
한효주와 티키타카…"'쎄씨봉' 때 왜 친해지지 못했을까?"
"김남길 따라갈 수 없어…'해적1' 생각 대신 '무치'에 전념"
"배우로서 갖는 고민은 딱 하나 입니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작품보다 앞서 가고 있지 않은지 늘 생각합니다. 작품 안에서 오롯이 제가 맡은 역할로 존재하는 것이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연기 인거죠."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로 돌아온 배우 강하늘이 이렇게 말했다. 데뷔한 지 15년, 당당하게 주연 배우로 우뚝 솟은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연기'에 진심이며, 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하늘은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자칭 고려 제일검이자 의작단을 이끄는 두목 '무치' 역을 맡아, 이전 과는 또 다른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외형부터 변신을 시도했다. 폭탄 머리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무치'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분출 시켰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만화 '열혈강호'의 한비광 캐릭터가 떠올랐다"라며 "싸울 때는 검을 수려하게 잘 쓰고, 싸우지 않을 때는 허당기 넘치는 그런 양극의 캐릭터를 표현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유분방하고 천방지축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쪽 머리를 내린 장발부터 삭발까지 헤어스타일팀과 고민과 회의를 거듭했다. 머리카락도 제멋대로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강하늘은 복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무치 캐릭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극과 극으로 가는 것 보다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허당기를 드러나고, 잘 싸우면서도 중간중간 호흡 소리 같은 걸로 부족함을 표현했다. 너무 싸움을 잘 하거나, 너무 허당이지 않게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하늘은 "특정한 장르에서의 연기가 배우들에게 쉬울 수도 있는데 계속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너무 빠지면 과해지고, 안 빠져들면 영화적 재미가 떨어진다. 그래서 컷컷 마다 과하게 갔나, 덜 갔나를 수시로 체크했다"고 덧붙였다.
발성 자체도 기존에 강하늘이 보여왔던 것과 다르다. 그는 "따로 연습한 건 아니다. 배에서 생활하는 무치에게 기름낀 목소리는 안 어울릴 것 같았다. 나긋나긋 하기보다 최대한 악을 써서 톤을 높이려고 했다"고 무치 캐릭터를 만들어낸 과정을 이야기 했다.'무치'를 연기하는데 가장 힘든 점이 뭐였냐고 묻자 강하늘은 망설임없이 "파마"라고 답했다. 그는 "2주마다 파마를 했다. 2주일에 한 번 씩 샵에 가서 3~4시간 동안 파마를 했다. 파마 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힘들었다. 촬영이 끝난 이후에는 머리카락이 막 끊어지기도 했다"라며 웃었다.
"사실 무치 역할 보다 한효주 누나가 맡은 해랑 캐릭터에 반해서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그런 해랑 캐릭터와 티키타카 하는 역할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강하늘은 앞서 제작보고회 때부터 '해랑' 캐릭터에 끌려 '해적: 도깨비 깃발'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혀왔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해랑을 연기하는 한효주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호흡을 만들어 갔다.
그는 "한효주 누나가 너무 완벽하게 잘 해줘서 어려운 점이 전혀 없었다. 정말 재미있었다"라며 "효주 누나는 액션스쿨에서 살다시피 했다. 제가 갈 때마다 무술팀과 합을 맞추거나 혼자 연습하고 있었다. 현장에서도 쉼 없이 연기 연습을 하더라. 순간의 감정, 느낌 등을 유지하려고 계속해서 예열하는 모습, 장면마다 진중하게 파고드는 모습이 대단했다. 해랑을 넘어서 한효주 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멋있었다"고 했다. 앞서 강하늘과 한효주는 영화 '쎄시봉' 때 한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한효주는 젊은 민자영 역, 강하늘은 윤형주로 열연했다. 강하늘은 "영화에서 효주 누나랑 많이 붙지 않았다. 극 중 효주 누나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강하늘은 "'쎄시봉' 때는 효주 누나가 집중할 게 많아서 말이라도 걸면 방해 될까봐 멀리서 지켜 보기만 했다"라며 "'해적: 도깨비 깃발'을 통해 제대로 호흡을 맞췄는데 말 한마디부터 너무 잘 맞더라. 서로 '우리가 왜 쎄시봉 때 가까워 지지 못했지'라는 말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는 강하늘과 권상우의 짜릿한 액션도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강하늘은 "액션에 관해서는 제가 감히 호흡을 말씀드릴만한 분이 아니다. 권상우 형님이 저와의 호흡을 이야기 해주셔야 한다"며 겸손해 했다.
이어 강하늘은 "고수에게 한수 배우는 느낌으로 임했다"라며 "권상우 형님은 액션에 있어서 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함께 액션 연기를 해보면서 '형님이 힘을 줄 때와 뺄때를 정말 잘 알고 계시는구나'라며 감탄했다. '이건 훈련으로 나오는 게 아니다 본능이다'라고 생각했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강하늘은 '자기관리를 잘 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국민MC 유재석과 함께 미담이 끊이지 않는 스타 중 한 명이다. 이에 대해 강하늘은 "쉴 때 아무것도 안 하고 집 밖에 안 나간 그게 관리라면 관리인 것 같다"며 웃었다.
'착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로인한 스트레스는 없을까. 그는 "항상 얘기하지만 저 착하지 않다"라며 "목표 하는 건 딱 하나다. 저로 인해서 얼굴 찌푸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일부러 친절하게 하려고, 착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현장을 재미있게 풀어가려고 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보다 재미있는 일 투성이다"라고 했다.
강하늘은 "어쨌든 배우로 생활하면서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억지로 풀려고 노력하진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멍 때리며 생각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트레스 푸는 행위까지는 아니지만 그런것이 큰 힘이 되고 도움이 된다. 오늘 하루를 즐겁게 지낼 수 잇는 원동력이 된다"고 '긍정왕'의 면모를 보였다.
이와 함께 강하늘은 '모든 여배우들이 한 번 쯤 호흡 하고 싶은 배우로 꼽혔다'는 말에 못 믿겠다는 듯 "누가 뽑았나?"라며 "편해 보여서 그런것 같다. 제가 딱히 예민하거나 까탈스럽지 않다"고 미소 지었다. 더불어 감독들도 함께 하고 싶은 배우로 꼽았다고 하자 강하늘은 "역시나 까탈스럽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저 시키는 거 되게 열심히 잘 한다"고 말했다.강하늘은 제대 이후 배우로서 소신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했다. 그는 "군대에서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었고, 생각도 많이 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대단한 게 없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그저 작품마다 재미있게 찍는 것이 우선이라고 확신했다"라고 말했다.
2014년 개봉한 손예진-김남길 주연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866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개성 넘치는 연기로 흥행을 이끈 남자 주인공 김남길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강하늘은 "김남길 선배가 보여준 매력을 따라갈수도, 따라할 수도 없다. 저는 제 눈 앞에 있는 '해적: 도깨비 깃발' 대본에 집중했다. 무치라는 인물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라며 "선배가 큰 사랑을 받은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억지로 충족시키려고 하면 어긋날 것 같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강하늘은 '해적: 도깨비 깃발'이 다른 해양 어드벤쳐 액션과 다른 점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워터월드' '캐리비안 해적'과는 다르게 더 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어우러져서 팀워크를 발휘한다. 으쌰으쌰보다 티격태격이 가깝지만, 여기서 많은 재미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현재 극장가는 코로나19로 계속해서 침체기에 빠져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또 다른 한국영화 '킹메이커'와 동시에 개봉해 설 연휴 흥행을 노린다. 이에 대해 강하늘은 "개봉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요즘이 낯설고 마음 아프다"라며 "'스파이더맨'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영화가 잘 될 수록 관객들에겐 '극장에 가서 봐도 괜찮구나' 하는 안도와 기대감이 생길 것 같다. '킹메이커'와 '해적: 도깨비 깃발' 모두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한국영화가 더 마음 놓고 개봉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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