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X이선균 '킹메이커' 26일 개봉
이선균, 실존인물 연기 부담
"대선 앞두고 개봉, 의도한 것 아니다"
설경구와 첫 호흡 "대학때부터 존경한 배우"
연기 22년 "고인물 되지 않을 것"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저는 '아니면 말고'라는 식입니다. 어떤 결과를 위해 모략을 쓰는 그런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고 치열한 상황이면 빠져 나가는 편이죠."

영화 '킹메이커'로 돌아온 배우 이선균이 이렇게 말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려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은 결과를 위해 물불 안가리는 서창대 캐릭터로 열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킹메이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로 알려져 있다. 이선균이 맡은 서창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에 '엄창대'라고 표현 된 인물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선균은 "그 분에 대해 전혀 몰랐다. 촬영 전에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자료가 거의 없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을 참고 했고, 인물이 '왜 그래야 했는지'에 대해 감독님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또한 이선균은 "(연기 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보가 거의 없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연기하며 영화를 이끌어 가야해서 부담이 컸다. 무엇보다 20대에서 60대까지, 어떤 톤으로 연기하고 어떻게 변화 시켜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서창대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위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선균은 "실제 제 모습과는 다르다. 저는 어떤 결과를 위해 모략을 쓰지 않는다. 치열한 상황이 닥치면 빠져나간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 서창대와 김운범, 두 사람을 저울질 했을 때 누가 옳다고 말하긴 힘들다. 정치를 하려면 두가지 입장이 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킹메이커'가 미루고 미루다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이선균은 "코로나 확산세로 개봉을 또 미뤘다. 저희도 2년을 기다렸다. 늘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고, 거리두기가 완화되기만을 바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선균은 "선거판을 다룬 이야기지만 특별한 메시지보다 극적인 재미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의도한건 아닌데 대선과 시기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우려 하시더라. 정치적 색깔이나 편견을 갖고 영화를 보지 않길 바란다. 정치 이야기라기 보다 '선거판'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봐 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또한 이선균은 "김운범, 서창대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선거판에서의 머리싸움 등이 그려지는 데 어떤분이나, 어떤 정당을 특별히 미화하거나 그런 건 없다. 영화를 보면 오해가 풀리실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선균은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것이 득이 될 지 실이 될 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대선에 맞춰서 개봉 하는게 아니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대선이 지나서 개봉일을 다시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킹메이커' 스틸컷./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설경구 선배와 투샷 자체가 큰 영광입니다."

'킹메이커'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의 첫 호흡으로도 관심을 높였다. 이선균은 "설경구 선배는 대학교때부터 존경하던 배우다. 늘 롤모델이 없다고 말했는데, 은연중에 '저런 배우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게 설경구 선배였다"고 했다.

이선균은 "이번에 호흡을 맞추면서 설경구 선배는 현장을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주연배우로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선배는 극 중 김운범 같다. 그냥 큰 형님이시다. 무뚝뚝하지만 츤데레처럼 모두를 감싸주는 분이다"라고 칭찬했다.아울러 이선균은 또 다른 연기파 조우진과도 처음 만났다. 이선균은 "연기를 너무 잘 하는 분이라 그동안 너무 궁금했다. 캐릭터를 굉장히 입체적으로 만들어 오시더라. 이번에 함께 연기 하면서, 보는 내내 감탄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이선균은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불한당' 제작진과 함께한 것에 대해 "처음엔 제가 '굴러온 돌' 처럼 여겨져서 많이 우려 했다"고 고백했다. 이선균은 "'불한당'이 워낙 팬덤이 강하지 않나. 그런 '불한당' 팀이 신기하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그런만큼 부담도 됐다"라며 "스태프들끼리 서로 알아가는 불필요한 시간이 없다보니 팀워크가 굉장히 잘 맞더라. 저만 빨리 흡수 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결과적으로 '불한당'의 팬덤이 큰 힘이 됐고, 잘 할 수 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또 이선균은 "과거 '불한당'을 봤을 때 배우들의 케미며 뭐며 다 좋았지만,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컬러의 영화가 등장했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번 '킹메이커'도 마찬가지다. 올드하고 클래식한 정치물이 아니라 굉장히 스타일리하고 유니크하다. 조명, 미술 등이 확실히 다를 것이다"라고 자신했다.이선균은 겉모습부터 톡톡 튀는 변성현 감독에 대해 "패션을 봐라. 자기만의 멋이 확실히 있다. 그래서 변 감독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영화가 나온다"라며 웃었다.

'킹메이커'라는 작품에 대해 대체로 만족감을 보인 이선균은 단 한 가지 '다이어트'를 제대로 못 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체중관리를 조금 더 해서 샤프하게 나왔어야 했다"라며 "초반엔 체중관리를 했는데 사람이 예민해지더라. 저희 팀 자체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더 어려웠다. 그런데 살을 빼지 못한 것이 제일 후회가 된다. 스스로 타협하고 넘어간 것이 부끄럽고 아쉽다"고 말했다.

아내이자 배우인 전혜진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선균은 "1월에 스태프 시사 때 볼 예정이었는데 취소 됐다. 개봉하면 아이들과 함께 볼 생각이다. 빨리 피드백을 달라고 했다. (아내가) 원래 이런저런 얘기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쉽지 않은 이런 역할을 고민하고 도전하면서 또 한 번 성장합니다. 성장을 이뤘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죠."

평단에선 이선균의 명불허전 연기력을 호평했다. 이이 대해 이선균은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연기한 지 22년이 됐다. 자신의 연기에 확신을 가지고, '맞다'고 정답을 내려버리면 자만하게 된다. 그리고 늘 고여있게 된다"라며 "계속 일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고민이 주어지는 것 같다. 지금도 고민을 해결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일하고 있다. 언제까지 배우를 할 지 모르겠지만 현장에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변해 가면서 현장에 어우러지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이선균은 현재 영화 '행복의 나라' 막바지 촬영 중이다. 1월 말 크랭크업 예정이다. 이어 정유미와 호흡을 맞출 영화 '잠' 촬영에 들어간다. 그는 "'닥터브레인2'는 아직 모르겠다. 구체적인 이야기가 안 나왔다"라며 "'킹메이커'를 시작으로 '사일런스' 등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있다. 한달 전엔 '킹메이커'가 저의 2021년으로 남길 바랐다. 이젠 2022년의 시작이 됐다. 올해 첫 단추가 잘 꿰어지면 좋겠다. 그렇게 올 한 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 촬영을 잘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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