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담, 갑상선 유두암 수술 이후 회복에 전념
주연 영화 '특송' 오는 12일 개봉
박소담, 2013년 개봉 이후 다작 행보
"잊혀질까봐 압박감 있었다"
≪노규민의 영화人싸≫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일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완벽하게 준비하고도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독종, 악바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폭발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배우입니다."배우 김의성, 송새벽이 영화 '특송'을 함께한 박소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소담은 최근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김의성, 송새벽 등이 그런 박소담을 대신해 영화 홍보에 발벗고 나선 상황이다.
'특송'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물이다.
박소담의 부재가 아쉬울 따름이다. '특송'은 '기생충' 이후 스크린 주연으로 우뚝 솟은 박소담의 강렬한 존재감이 돋보이는 영화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 넘치는 카체이싱부터 흔히 보지 못한 공구(드라이버) 액션까지 소화하며 걸크러시 매력을 뿜어낸다.앞서 2013년 단편영화 '더도 말고 덜도 말고'로 데뷔한 박소담은 2019년 '기생충'을 기점으로, 스크린 주연으로 우뚝 솟았다. 데뷔 한 지 10년도 채 안 된 상황, 이른바 벼락스타가 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박소담은 한예종 졸업 이후 '다작 여왕'이라 불릴 만큼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현재 자리까지 올라왔다.
특히 2015년에는 영화 '쎄시봉' 단역부터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베테랑' '사도' '검은 사제들'까지 화제작에 잇따라 출연하며 열정을 불태웠고, '검은사제들'에서는 신들린 빙의 연기로 호평을 이끌며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그렇게 박소담은 단숨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런데도 늘 그래왔듯 조연, 특별출연, 목소리 출연 가리지 않고 다작의 행보를 이어갔다.
영화 뿐만이 아니다. 드라마, 연극 공연까지 그의 연기는 멈추지 않았다. 2016년 KBS2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을 맡아 활약 했고, 같은해 아시아 최초로 공연한 연극 '렛미인'을 통해 연기력을 호평 받았다. 박소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올라선 이후, 웬만해선 공연 무대엔 서지 않는 여타 배우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렛미인' 이후 '클로저' '앙리 할아버지와 나'까지 틈 날때마다 공연에 올라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했다.
데뷔 이후 5년여를 쉼 없이 달린 박소담에게 브레이크가 걸렸다. 멈춤 없는 도전이 계속 된 상황에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중의 날카로운 평가는 그를 더 아프게 했다. 결국 박소담은 "잠깐이라도 쉬면 잊혀질까봐 뭔가를 계속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잠시 공백기를 가졌다. 그마저도 길진 않았다. 한템포 쉬어 갈 때 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을 만났다. 미대 지망생 김기정 역을 맡은 박소담은 부잣집에 입성하기 위해 능청스럽게 사기를 치는 모습으로 전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영화는 칸 영화제부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쓸었고, 국내에서는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박소담도 커리어에 날개를 달았다.이후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에서 활약하며 인지도를 더욱 넓혔고, 주연을 맡은 드라마 '청춘기록'을 통해 흥행력까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박소담은 이번 영화 '특송'에서 폐차 직전 수리한 차량을 타고, 자신이 맡은 일을 해결 하기 위해 나선다. 구형 BMW 차량을 타고 고난도 드래프트를 선보이며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실제로 배우로 데뷔한 이후 거침없이 달려온 박소담의 모습과 닮은 구석이 있다. 수만 킬로를 탄 차량처럼, 닳고 닳을 때까지 달리다 결국 고장이 났다.
지난해 12월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박소담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마친 상태라고 밝혀 팬들의 걱정을 샀다. 2019년 여름, 뜨겁게 촬영한 '특송'이 2년이 지나고야 관객에게 보여질 시점이어서 아쉬움이 배가 됐다.
김의성, 송새벽 등은 "박소담이 많이 호전 됐다"며 그의 상황을 전했다. 박소담 또한 팬들을 향해 손편지로 진심을 전했다. 그는 "꼭 몸도 마음도 건강하자"며 "얼굴 마주하고 마음 전할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보고싶다"고 했다.
거침없이 달리던 박소담은 잠시 시동을 껐다. 그간 공들여 쌓은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팬들은 재충전 한 이후 다시 돌아올 박소담의 모습이, 신형 자동차의 라이트처럼 눈부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치 영화 '특송'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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