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가정사 고백
"뇌가 멍든 것 같았다"
음악 활동, '생명줄'이었다
"뇌가 멍든 것 같았다"
음악 활동, '생명줄'이었다
'금쪽 상담소' 김윤아가 과거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7일 밤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자우림 김윤아가 출연했다.
김윤아는 10년 째 번아웃이 왔다고 고백하며 과거 가정사를 털어놨다. 그는 "우리 집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폭력적인 아버지였다. 나, 동생, 어머니가 신체적으로 학대를 당했다. 아버지가 목공소에서 매를 사이즈별로 맞추셨다. 굵기가 다 달랐다. 화나는 것 중에 하나가, 밖에서는 너무 좋은 가장이었다. 그리고 항상 당신이 피해자였다. 모든 가족을 당신의 통제 안에 두셨다. 대학생 때도 통금 시간이 8시였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이어 김윤아는 "항상 집은 불안하고 초등학교 때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뇌가 멍든 것처럼 멍했다. 잘 기억나는 장면이, 더운 날이었는데 '이 세상이 다 가짜구나' 싶었다. 이건 다 가짜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기억도 잘 없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 못했다. 어릴 때는 음악과 책으로 도피했다"라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매를 사이즈 별로 맞는다는 건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기억조차 하기 싫은 공포였을 것 같다. 그런 기분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라고 물었고, 김윤아는 "될대로 되라 느낌이었고 자기 파괴적인 느낌, 그래서 뭔가 음악적으로도 내뱉는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 실제로 그런 소재로 쓴 곡이 많다. 아동학대에 대한 곡을 썼다. 개인 앨범에 '증오는 나의 힘'이 내 일기장을 쓴 것 같은 곡이다. 뱉어내야 할 게 있으니까 뱉어낼 수 밖에 없다. 뱉어내면 스스로 정화되는 게 있다"라며 음악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은영은 "사랑해줘야할 아버지가 했던 폭력적인 행동들은 예측이 안되는 것 아니냐"라며 "창조적인 음악 활동이 생명줄이었을 거다. 음악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거였을 거다. 음악을 창조하는 건 본인이 하지 않나. 그러니까 음악은 윤아 씨 삶의 에너지 근원이다"라고 전했다.오은영의 말을 들은 김윤아는 "내가 성실하게 살아온 이유는 '아버지처럼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라고 수긍했다.
김윤아는 "지금은 얘기를 잘 할 수 있는데 2007년까지는 낯선 사람들과 말을 잘 못했다. 라디오 DJ를 하던 때 너무 괴로웠다. 매일 새로운 게스트가 찾아와서 다정하게 말해야 하는데 힘들어서 4kg 정도가 빠졌다. 당시에는 낯을 가린다고만 생각했다"라고 전했고, 남편 김형규에 대해 "내 짝꿍 형규 씨는 나는 극사실주의, 형규 씨는 명랑만화다. 본질적으로 웃길 준비가 돼있는 사람이라서 안심이 되더라. 결혼하기 전에 안심 스테이크를 사주면서 '항상 안심시켜줄게'라고 하더라"라며 안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번아웃과 함께 살아간다는 윤아 씨의 말을 들었을 때, 그 아픔을 다 비워내지 못한 것 같다. 아버지를 미워해도 괜찮다. 아버지와의 어릴 적 관계는 당신의 탓이 아니다. 관계의 문제가 아닌 아버지 자신의 문제인 거다. 마음 안의 그릇을 다 비워라. 다 채웠을 때 번아웃이 되는 거다. 수시로 비워내라"라고 조언했고, 김윤아는 "그럼 나는 계속 작업을 해야한다. 감사하다. 이런 접근은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 정화되는 기분이고, 내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신소원 텐아시아 객원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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