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3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유아인은 지옥에 가게 될 날짜를 선고하는 천사와 이를 집행하는 지옥의 사자의 존재를 설파하는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날 유아인은 "처음 봤을 때는 작업자 입장에서 보기보다 관객 입장에서 본 것 같다. 작업자 입장에서 보면 영화를 평가하고 판단하게 돼서 정상적인 감상이 불가능한데, '지옥'은 유난히 감상이 가능했던 작품인 것 같다"며 "몰입감을 쭉 따라가다보니 6부가 끝나있더라. 신기하고 재미난 경험이었다"고 '지옥'을 본 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
넷플릭스 전 세계 TV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에 대해서는 "오래오래 1등했음 좋겠다"며 "대한민국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월드와이드로 소개될 수 있다는 지점이 가장 반가운 것 같다. 작품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가 점점 치열해지는 과정 속좀더 폭 넓은 반응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소 어려운 주제임에도 '지옥'이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냐는 질문에 유아인은 "나는 '지옥'이 전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괴수가 나오는 오락성 짙은 작품 속 기저에 깔린 메시지나 상징들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동시대의 맥락을 정확히 짚어냈다고 생각했다. 검증되지 않은 믿음을 맹신하고 그것을 무기삼아 공격하는 현상을 쉽게 목격할 수 있지 않나. 무거운 주제를 진지하게 풀어내지 않고, 오락성이 짙은 작품 안에서 간결하게 녹여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옥과 천국의 콘셉트는 영원불멸의 트렌디한 소재잖아요. 수도 없이 해석되고, 표현되었을 지옥을 연상호 감독이 만들어낸다면 어떤 재미가 있을까 궁금했죠."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무엇일까. 유아인은 "한국 분이 유튜브에 남긴 댓글이었는데,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격이지' 라는 말이다. 내가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으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은 "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잘한다 잘한다 박수를 보내주니까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부담감들이 생겨난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관객들의 칼날도 느껴져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단순히 좋은 연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와 함께 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사람들과 어떤 호흡을 만들어 나갈지 여러 고민들이 뻗쳐 나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나이니까 내 마음의 끌림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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