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모합니다.” 로운이 박은빈에게 ‘연모’의 마음을 고백했다. 신분과 성별, 이 모든 제약을 뛰어 넘고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직진으로 감정이 벅차오르는 엔딩을 장식한 것. 시청률은 7.8%를 나타내며 3회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꾸준한 상승세를 입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연모’ 9회에서는 폐전각에서의 기습 뽀뽀 이후 정지운(로운)의 애타는 후폭풍이 이어졌다. 얼굴은 발갛고, 맥박은 이상하게 뛰고, 심장은 터질 것 같고, 가슴은 꽉 막힌 것 같았다. 이휘(박은빈)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좋았다가 슬펐다가 기분이 널뛰었다. 꿈에선 그와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반복됐고, 급기야 어여쁜 여인이 휘로 보이는 환각 증세까지 일어났다. 삼개방 동생들과 시강원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상사병’이라 했다.
그 사이, 대비(이일화)가 휘의 국혼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혜종(이필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국본을 불안하게 두지 않겠다며, 세자빈 간택은 내명부 소관으로 대비가 직접 나서겠다는 완강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언젠가 닥칠 미래에 대비도 했지만, 휘 역시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새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어온 지운을 생각하면, 마음에도 없는 혼인에 더더욱 가슴이 아렸다. 그런 휘에게 제 마음을 제대로 확인해 보겠다고 결심한 지운이 찾아왔다. “한 번만 안아주십시오”라고 부탁하는 지운을 꼭 안고 “힘내십시오”라며 토닥이는 휘의 손길과 눈빛엔 애틋함이 가득했다. 본격적인 혼담이 오가기 시작하면, 이것도 마지막일 터. 보는 눈이 많은 궐 한가운데서 포옹한 두 사람을 다그치는 홍내관(고규필)에게 “좋아해서 그랬다”며 슬픈 진심을 털어놓은 휘는 “곧 정리할 마음”이라며 씁쓸한 기분을 달랬다.
지운의 마음도 더 복잡해졌다. “휘는 남자에, 세자에, 곧 혼례도 올릴 분”이었기 때문. 고백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기에 애써 감정을 정리하려고 했다. 그러다 복잡한 상념에 빠질 때마다 만지작거렸던 윤목이 보이지 않자, 마지막으로 이를 갖고 있던 폐전각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윤목을 집으려는 순간, 문득 또 다른 기억이 그를 스쳐갔다.
그날 밤, 갑작스러운 입맞춤 이후 어색함을 달래던 휘와 지운. 당황한 듯 지운이 윤목을 손에 쥐고 이리저리 만지는 걸 보던 휘는 잠시 옛 추억에 잠겼고, 그 사이 술에 거하게 취해 잠든 지운을 바라보다 “오랫동안 궁금했었다”고 털어놓으며 다가가 입을 맞췄다.
불경한 생각이라 여겼는데 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운은 곧장 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잠시 흔들린 거라고 하신다면 그렇다 믿어드리겠습니다. 허나, 저는 아닙니다. 충심인 줄 알았으나 연심이었습니다”라며, “사내이신 저하를, 이 나라의 주군이신 저하를 제가 연모합니다”라고 고백했다. 단단히 결심한 듯 제 마음을 꺼내 놓는 지운에게 하염없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마주선 휘.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두 사람의 감정이 절정에 오른 엔딩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혜종과 휘의 외조부 한기재(윤제문)의 정쟁이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기재가 사신단을 통해 여연 땅 개발권을 얻어 국경 수비 명복으로 군사들을 키우려한다는 사실을 안 혜종은 중전의 아비 창천군(손종학)을 비밀리에 만나 국고를 지원할 테니 사병을 기르라 명했다. 혜종의 움직임을 샅샅이 살피고 있는 한기재는 상선을 불러다 이를 추궁했다. 그 과정에서 스승 익선을 비롯해 혜종의 수족을 모두 잘라냈던 과거 사건에 상선이 개입됐음이 드러났다. ‘휘운 커플’의 연모가 무르익을수록, 이들을 둘러싼 어두운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연모’ 제 10회는 오늘(9일) 화요일 오후, 202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중계 이후 정상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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