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네임' 안보현 인터뷰
"캐릭터 위해 식단+운동으로 5kg 이상 증량"
"1년 360일 관리, 기대치 부응하고 싶었다"
"한소희와 베드신, 필도로서 감정이입하기 좋았다"
"캐릭터 위해 식단+운동으로 5kg 이상 증량"
"1년 360일 관리, 기대치 부응하고 싶었다"
"한소희와 베드신, 필도로서 감정이입하기 좋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먹고 운동하며 5kg을 지방이 아닌 근육으로 채우려고 했어요. 마약수사대의 멋있는 형사라면 이런 몸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25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안보현이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을 위해 체중을 5kg 이상 증량했다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담은 작품. 극 중 안보현은 강단 있는 원칙주의자이자 마약수사대 에이스 형사 필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마이 네임'은 TV쇼 부문 스트리밍 세계 3위까지 오르며 '오징어 게임'에 이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에 안보현은 "감개무량하다. '오징어 게임'의 큰 힘을 받아 3위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나도 '오징어 게임'을 재밌게 본 사람 중 한 명이라 K-콘텐츠가 세계에 날개를 펼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고, '마이 네임'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둡고 잔인한 장면이 많은 누아르 장르물이라 3위 성적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을 묻자 안보현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범죄를 일으키는 악역을 맡았기 때문에 형사 역할이 안 어울릴 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형사처럼 나와 좋았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맡은 안보현은 "형사로 살아본 적도 없고, 주변에 마약수사대 일을 하는 사람도 없어서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뉴스 등을 많이 봤고. 기사도 찾아봤다. 실제로 형사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볼 수는 없으니까 그런 부분들은 액션 누아르 영화들을 찾아보며 참고했다"고 밝혔다.
안보현은 필도와 실제 성격이 비슷하다며 "필도가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 나도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 감독님도 나에게 이미 필도 같으니까 연기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해줬다.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와의 공감대를 찾고, 교집합 되는 부분을 찾으려고 하는데 필도는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비슷했고, 공감도 많이 갔다"고 말했다."저 역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혼자 살았고, 필도처럼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아픈 것도 혼자 이겨내며 굳건하게 살아온 부분들이 필도와 겹쳐졌죠. 이 친구에게 전사가 있다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공감대를 만들어나가다 보니 필도의 감정선에 이입하기 쉬었던 것 같습니다."
안보현은 중학교 시절부터 복싱 선수로 활동하며 아마추어 대회에서 금메달까지 딴 경력이 있는 만큼, 액션물에 대한 욕심도 많았다고. 그는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는데, 실제로 촬영해 보니 복싱과는 많이 다르더라"며 "상대방과 합을 맞추는 거라 부상 없이 조심히 임하는 게 중요했다. 2개월 넘게 액션 스쿨을 다니며 연습했고, 배우들과 많이 호흡을 맞춰서 결과물이 잘 나온 것 같다. 고생이 헛되지 않아서 기뻤다"고 말헀다. 액션 연기를 하며 스스로 뿌듯했던 순간을 묻자 안보현은 "반사 신경이 중요한 운동을 해서 그런지 피치 못할 사고가 생긴다거나 위험한 장면을 연기할 때 잘 피하고 방지했던 것 같다. 과거 운동 경험이 좋은 액션 합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며 쑥스러워 했다.
안보현은 "연기를 시작하고 화면에 나온 지 7~8년 정도 됐는데, 조금이라도 나를 알아보는 관계자들은 내가 운동을 오래 했다는 걸 알고 있고, 몸 쓰는걸 잘 할거라는 기대치가 있더라. 그러다 보니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에 1년 365일 중 360일을 식단관리를 하며 몸을 만든다는 안보현. 그는 "예전에는 덩치가 크진 않았는데 장점을 살리기 위해 매일 운동을 하고 단백질 보충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고된 수련으로 인해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필도 같은 경우는 우락부락한 몸보단 단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근육의 선명도를 보여줘서 이질감을 들게 하기보다는 강인한 느낌을 주고 싶었고, 재킷이나 후드를 입어도 꽉 차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5kg 이상을 증량했다"고 설명했다.
한소희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안보현은 "TV에서만 보다가 액션 스쿨에서 처음 만났다.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인사하고 만나자마자 액션 연습을 했는데, 열정이 넘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한소희 씨와는 서로 싸우는 것보다 한 팀이 돼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액션 장면이 많아서 시간이 갈수록 더 잘 맞아가는 게 느껴졌다. 한소희 씨가 액션이 훨씬 많아서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내색하지 않고 잘 소화해내는 걸 보고 나 역시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극중 한소희와의 베드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해당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꼭 필요했는지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 이러한 반응에 안보현은 "베드신에 의견이 나뉘는 걸 보고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본다는 걸 느꼈다. 필도와 지우가 같은 아픔이 있다 보니 두 사람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장면이 있었으면 했고, 그런 두 사람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베드신이라 생각했다. 또한 지우가 필도로 인해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줬기 때문에 필도가 죽임을 당했을 때 그게 자극제가 되어 복수하러 가지 않았을까. 그런 부분에서 애정신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독님이랑 작가님, 한소희 씨와 촬영 전부터 많이 상의했기 때문에 부담감보단 필도로서 감정 이입하기 좋았던 것 같아요."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올백 머리, '유미의 세포들'에서는 장발, '마이 네임'에서는 짧은 머리까지 다양한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보인 안보현. 그는 "나는 정말 머리빨이 심하다"며 "헤어스타일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된다. 배우가 되기 전에는 그런 점이 싫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다"며 "'마이 네임'에서도 과거에는 눈썹까지 내려왔다가 크게 다치고 나서 확 짧아지는데 한소희와 공조를 시작하겠다는 포인트를 주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미의 세포들' 장발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을 실망 시키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장발을 하고 나니 나도 차분해지는 것 같고, 괜히 귀 뒤로 머리를 넘기게 되면서 조신해지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더라. 공대생 캐릭터가 잘산 것 같다"며 웃었다.
"'이태원 클라쓰'도 원작이 있고, 원작 팬들은 장근원 캐릭터의 노랑머리와 올백머리를 기대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하루에 젤을 1/3통씩 써가며 촬영했어요. 작품을 위해 이 머리 바쳐보자는 생각이었죠."
매 작품 선과 악을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보현. 그는 "아직까지 나의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아직 연기할 직업이 너무나 많다"며 "선과 악 중 하나를 꼽으라 선이 더 좋다. 대중들도 좋게 봐주시고, 나 역시 연기를 하면서 뿌듯함도 느끼고 성취감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보현은 "제 겉모습이나 남성미 강한 느낌 때문에 악역이 어울리고 멜로연기가 안될 거라고 생각한 분이 많은 것 같다. '유미의 세포들'을 통해 멜로를 해보니 나도 이런 감정을 느끼고, 이 캐릭터에 이입하게 되는구나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에서 끝까지 산 적이 거의 없어요. 항상 죽었죠. 다음에는 죽지 않았으면 해요. '예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결말의 멜로물을 찍고 싶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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