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미, 고민 토로
"해줄 말이 없다"
"어디까지 말 할까"
'금쪽상담소' 의뢰인/ 사진=채널A 제공

배우 송선미가 남편을 잃은 뒤 육아 고민을 털어놓았다.지난 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배우 송선미와 스타 강사 정승제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놓았다.이날 송선미는 "아이가 7살이고 이제 초등학교를 가야 한다. 내 직업이 배우이라 가정사가 다 드러났다. 아이 아빠의 안타까운 사건이 기사로 다 남아있다. 그걸 기사로 접하게 됐을 때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처를 어떻게 완화해줄 수 있을지, 뭐라고 다독여줘야 할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딸은 아빠의 부재를 알지만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상황이다. 송선미는 "처음엔 너무 어려서 우주여행을 갔다고 했다. 아빠를 찾았고, 아빠가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 7살이 된 후 인지를 한 것 같다. 며칠 전 딸이 '편지를 써서 놀이터에 붙여 놓으면 바람이 하늘나라로 가져다줄까'라고 하더라. 곱씹어보니 아빠를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다. 해줄 말이 없다"고 했다.송선미는 "굉장히 독립적이고 어린이집에서도 손 하나 안가는 아이다. 나이에 비해 속이 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딸의 그림을 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쓸 수 있는 아이다. 자신의 옆에 아빠를 그린 게 가장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앞서 송선미 남편은 2017년 불법으로 재산을 빼앗긴 할아버지를 돕다가 사촌 동생의 살인 교사로 세상을 떠났다. 송선미는 "살인을 청부한 이종사촌 동생은 무기징역, 청부를 받아 실제로 행한 가해자는 아마 15년인가 받았을 것"이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이에 송선미는 "아빠한테 일어난 사건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 어린데,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까봐 걱정이다. 가족이 그런 일을 했다고, 어디까지 말해줘야할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놓았다.오은영은 "아이가 이 사건을 알았을 때 세상에 대해 불신과 두려움을 알게 될까봐 고민하는 걸 알겠다"며 "기본 전제로 인간은 다 선하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 나쁜 사람이 있다고 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소수 있다고 해야 한다. 상대가 잘해줘도 안 되는 사람들임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런 사람이 많진 않고 좋은 사람이 많으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야 한다. 판결문을 다 보여줘야 한다. 사건의 개요를 아이가 잘 알게 됐을 때 말해줘야 한다. 아빠가 갈등에 연루된 게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줘라"라고 강조했다.송선미는 남편을 잃은 슬픔에 대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데 2~3년 정도 걸렸다. 낮에는 육아하느라 바빴는데, 밤에 잘 때는 꿈에서 너무 그리워하더라. 지금은 내 마음에서도 받아들였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가장 좋아할지 알기 때문에 슬픈 건 안하고 싶더라"라고 고백했다.이어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일을 겪기 전에는 동화책 공주처럼 예쁜 선미로 살았다면,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이 나이에 세상을 막 알아가는 듯한 느낌이라 설레기도 한다. 앞으로 딸이랑 살아갈 날들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끝으로 송선미는 "딸한테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까 자신감과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금쪽상담소' 의뢰인/ 사진=채널A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정승제도 출연했다. 그는 "정신 없이 살았는데, 벌써 이 나이가 됐다. 중간이 다 빈 느낌이다. 내게 주어진 작은 불행만 없애자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남들은 제가 어느 선까지 올라서 행복할 거로 생각하지만, 불행만 피해서 너무 허무한 인생이다"고 했다.이어 "스타 강사가 되고 나니까 지금의 목표는 행복한 삶인데 방법이 없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까도 했다. 제 상황이 상담을 받아야할 만큼 심각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남들은 복에 겨운 고민이라고 하지만 난 진심이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쪽 업계가 경쟁이 심하다. 10년 전 온라인 강의 사이트를 옮겼는데, 소송도 들어왔고 기자들도 전화가 왔다. 잘못된 사실이 기사화 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처럼 모르는 번호는 절대 받지 않는다. 매일 엄청난 긴장감에 강의를 끝나고 식사를 시작한다"고 토로했다.오은영이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한 기억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정승제는 "누구와 커플로 참석해본 적 없다. 지금도 여행 가고 싶으면 친구들 가족들과 간다. 인생을 낭비하며 산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놓았다.오은영은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마차에 불 지피듯 달리다가 안정이 됐다 싶으면 그런다. 성공 후 우울이 온다. 외향인은 새로운 자극을 받아야 에너지를 얻는다. 인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중 중요한 것이 사회적 관계다"라고 조언했다.정승제는 "저는 수업할 때 빼고 그런 관계가 없다"라고 했고, 오은영은 "사회적 관계의 대상은 동등한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정승제는 경쟁사나 경쟁업체로부터 상처받은 기억도 있었다.정승제는 "이 업계가 제 모든 공간이지만, 한편으론 싫다. EBS 건물만 들어가면 깨끗하게 씻는 느낌이다. 사교육 업계에 있지만 그래도 가르치는 게 좋아서 있었다.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더욱 더 스스로를 가두면서 살았다. 다 나를 끌어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 밖에 없다는 생각에 방어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이에 오은영은 "의미있는 사회적 관계를 맺어가라. 연인이 생기면 좋겠다. 가까운 사람한테 손편지를 쓰시라. 머리로 가만히 떠올리면 한번쯤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거다. 전화 공포증이 있으니 전하고 싶은 마음을 카드에 담아라"라고 조언했다.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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