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붉은 노을'과 함께 저물어버렸나. 데뷔 1주년도 10주년도 아니고 무려 15주년이다.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어도 '데뷔 15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날이라면 멤버들도 팬들도 잔칫집 분위기일 텐데 빅뱅이란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다.

빅뱅의 앨범은 2016년 12월 13일 'MADE'가 마지막이고, 최신곡은 2018년 입대 전에 낸 '꽃길'이다. 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 네 멤버 모두 제대한 지가 2년이 지났지만, 컴백은커녕 아이돌들이 흔히 하는 V라이브로도 뭉친 적이 없다. 빅뱅의 마지막 소식은 지난해 YG와의 재계약 소식이다. YG는 빅뱅과의 세 번째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2020년 새로운 컴백을 위한 음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신보 발매를 예고했지만, 약 2년 가까이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컴백 하지 않을 거다.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던 탑의 말은 진심이었던걸까.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빅뱅은 앨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완전체 앨범과 별개로 멤버들의 솔로 앨범도 준비 중이다. 준비만 하고 있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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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은 태양을 제외하고 모두 논란을 일으켰다. 성매매 알선 등 9개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전 멤버 승리를 포함해 지드래곤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탑 역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성은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내 불법 유흥주점 운영 논란으로 사과한 바 있다.

논란의 그룹임에도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음악 때문이었다. 2011년 지드래곤의 대마초 스캔들 이후 낸 '배드 보이(BAD BOY)'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루저(LOSER)' '베베(BAE BAE)' '몬스터(MONSTER)' '에라 모르겠다' 등 모든 노래가 국내외에서 히트했다. 대마초 흡연 적발로 자숙 중이었던 탑의 참여로 논란이 된 '꽃길' 역시 차트를 강타했었다.

빅뱅이 2018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음악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를 넘어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점령했고 3·4세대 K팝 아이돌이 글로벌 음악 시장에 진출했다. 빅뱅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과거의 영광과 추억뿐이다. 올해 초 지드래곤과 블랙핑크 제니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 수많은 K팝 팬들이 '프리 제니'를 외치며 지드래곤을 '올드맨'이라고 칭했다.

얼마 전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 경기장에서 빅뱅의 노래가 나왔다. 10년 전 곡이긴 하지만, 여전히 빅뱅의 음악을 좋아하고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는 말이다. 15년 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K팝 선구자'라는 말을 들었던 빅뱅. 빅뱅이 올드맨이 아님을 증명할 길은 음악뿐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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