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쫑파티 시켜준다더니
'노쇼 몰카'에 시청자들 뿔났다
"10년 웹툰 그린 사람 물 먹인 게 웃긴가"
'노쇼 몰카'에 시청자들 뿔났다
"10년 웹툰 그린 사람 물 먹인 게 웃긴가"
MBC '나 혼자 산다'가 웹툰 작가 기안84의 연재 종료 축하파티를 가장한 몰래카메라를 작당했다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지난 13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가 최근 10여 년간 연재한 웹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걸 기념하기 위한 '마감 샤워'에 참석했다. 이날 기안84는 "5년 동안 준비한 여행"이라며 자신의 고향 경기도 여주로 떠났다.
먼저 전현무와 단둘이 여름 정모를 떠난 기안84는 "다른 멤버들은 언제 오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모를 위해 단체 티셔츠와 게임, 숙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준비했다며 설레는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해가 뉘엿뉘역 저물자 전현무는 "다른 멤버들은 안 온다"고 말했다. 이에 기안84는 급격하게 표정이 굳으며 "진짜냐. 오늘 나 축하해준다고 오는 것 아니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전현무는 "내가 대표로 왔다. 상황이 코로나지 않냐"며 "웹툰 마감을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기가 그랬다"고 무마했다. 기안84는 "그러면 애초부터 둘이 간다고 하지 그랬냐"고 했고, 전현무는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 이를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출연자들은 "원래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다"며 "어쩔 수 없이 전회장님께 일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기안84는 "사람들이 안 올 거라는 건 생각도 못 했다. 정모는 항상 즐거웠다. 다 기억에 남지 않았다"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학여행이었는데, 사람들이 안 오고 담임선생님이랑 둘이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방송이 끝나자 일부 시청자들은 기안84의 몰래카메라를 기획한 제작진과 출인진을 향한 맹비난을 쏟아냈다. 해당 회차 영상 클립에는 "사람 하나 바보 만들면서 웃으라는 거냐", "평소에 기안84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10년 만화 그리고 쫑파티하는데 물을 먹이냐", "코로나19 핑계로 못 온다면 스튜디오 녹화부터 안 해야하는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이 남겼다. 일부 누리꾼은 "나 어릴 때 왕따 당했던 시절이 생각났다", "정말 상처 받았을 것 같다" 등 기안84가 받았을 상실감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 반면 "방송은 방송으로 보자"는 반박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나 혼자 산다'는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연재 과정을 담은 바 있다. 이에 '마감 샤워'라는 콘셉트로 나온 이번 회차를 향한 독자들의 기대감도 높았던 상황. 특히 기안84는 얼마 전 동료 작가 주호민의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줄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이날 정모에 대해 공개적으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몰래카메라'라는 변명 아래 합리화된 푸대접이었다.
특히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지난달 아이유 출연을 예고했다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드러나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적 있다. 반복되는 '나 혼자 산다'의 패착이 프로그램을 향한 신뢰를 깨뜨리고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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