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26)는 지난해 KBS 조이(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했다. 고민 주제는 "사람들이 근대5종을 잘 모른다"였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농구선수 출신 예능인 서장훈과 개그맨 이수근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답"이라고 했다. 그는 1년 뒤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사상 최초로 근대5종 동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전웅태는 12일 텐아시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서장훈 선배님의 조언은 군더더기 없고 직설적이었다"며 "확고한 조언이 와닿았다. 근대5종을 알릴 수 있게 돼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전웅태는 지난 7일 도쿄 올림픽 근대5종에서 5개 종목(펜싱·수영·승마·육상·사격) 합계 1470점을 얻어 조지프 충(영국·1482점), 아메드 엘겐디(이집트·1477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런(육상+사격)에선 세 바퀴를 남겨두고 경쟁자들에게 역전을 당하기도 했다. 그 때마다 그를 채찍질한 건 대표팀 동료 정진화(32)였다.
그는 "(정)진화 형과 대회를 앞두고 4위만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며 "내가 앞에서 뛰면 형이 뒤에서 따라오는 페이스로 주로 훈련했는데, 내가 뒤쳐질 수 없었다. 정신적 지주인 진화 형이 없었다면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쉽게 종합 4위를 기록한 정진화는 "(전)웅태의 등을 보고 들어올 수 있어서 기뻤다"고 화답했다.
전웅태는 메달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요청은 물론 방송 출연 섭외도 쇄도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귀공자 외모를 지녀 수많은 '소녀 팬'을 확보한 전웅태는 단연 섭외 후보 1순위. 전웅태는 "'카톡' 메시지가 그렇게 많이 뜨는 줄 몰랐다. 알림이 999개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며 "혼인신고서를 들고 온 팬도 있다. 올림픽 메달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전웅태는 당분간 근대5종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또 기록이 비교적 떨어지는 레이저런을 보완해 다가오는 2024 파리올림픽에선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전웅태는 "레이저런에서 서양 선수들과 신체적 차이에서 오는 격차가 꽤 크다"며 "아직 은메달과 금메달이 남아있지 않나. 다가오는 파리 대회에서 꼭 좋은 결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김순신 텐아시아 기자 soonsin2@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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