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또 뚫린 방역망
핵심 관계자에 배우까지 확진
지난해 교훈 벌써 잊었나
'속아도 꿈결' 포스터/ 사진=KBS1 제공

KBS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드라마 센터장과 출연 배우가 잇달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에 일일드라마 '속아도 꿈결'은 1주간 결방을 결정했다. 지난해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KBS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속아도 꿈결' 출연 배우 중 1명이 지난 6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제작진은 즉시 제작을 중단하고 전체 스태프 및 배우는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배우들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 중이다. 제작진은 현재 동선이 겹치지 않는 배우들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야외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속아도 꿈결'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결방된다. 제작진은 "향후 제작 및 방송 일정은 출연진 및 제작진들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며 "출연진 및 제작진의 안전확보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KBS는 이날 이건준 드라마센터장의 확진 소식도 알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저녁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일 오전 확진자로부터 확진 사실을 전해 받고 방역지침에 따라 즉각 검사 후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다.
이건준 센터장/ 사진=KBS 제공

KBS는 두 명의 구성원이 연달아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출연진 및 제작진의 안전확보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처사다.

더군다나 KBS 드라마는 지난해에도 출연 배우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멈춰선 경험이 있다. 당시 방영 예정이었던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첫 방송을 선보이기도 전에 촬영이 중단되고 편성이 변경됐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 중이던 '그놈이 그놈이다'도 촬영 중단 사태를 겪었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도 주연배우 홍은희 스태프의 확진으로 촬영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의 아픈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벌써 잊은 걸까. 반복된 참사는 결국 시청자의 불편함을 초래했다.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를 돌파해 사실상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가운데, 방송가는 또다시 방역망이 뚫리지 않을까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배우 차지연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의 신부' 촬영이 일시 중단됐다. 배우 송중기 역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 중이다.

방송사는 더욱 철저한 방역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배우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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