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서 볼 수 있는 2010년 개봉작
허블망원경과 수리를 맡은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을 3D로 담아
허블망원경과 수리를 맡은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을 3D로 담아
≪김지원의 탈고리즘≫
더이상 볼 게 없다고요? 아닙니다. 당신이 알고리즘에 갇힌 것 뿐입니다. 매주 토요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탈'알고리즘 할 수 있는 다양한 OTT 작품들을 소개합니다.'허블망원경 수리를 위해 우주로 나간 실제 우주비행사들'
제가 자랐던 경북 울진은 밤하늘의 별이 평소에도 잘 보입니다. 도시와는 달리 말이죠. 고향에 내려가 늦은 시각 종종 마당에 나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많은 별들 가운데서도 밝고 또렷하게 눈에 띄는 별자리가 있습니다. 옆으로 나란히 세 개, 아래로 나란히 세 개, 바로 오리온자리죠. 아래로 나란히 세 개의 별이 위치한 이곳, '오리온의 칼집'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오리온 대성운이 있습니다. 별들이 탄생하고 있는 오리온 대성운은 북반구 하늘에서 가장 밝고 큰 성운으로 꼽히죠.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IMAX: 허블 3D'에서는 이 경이로운 오리온 대성운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1500광년 떨어진 이곳의 붉은빛 구름에 가까이 다가가보면 폭이 약 145조km나 되는 협곡이 있고, 그 아래는 아기별 방이 있죠. 모두 허블망원경이 포착한 모습입니다. 'IMAX: 허블 3D'는 허블망원경의 20년 역사와 허블망원경을 수리하는 임무를 맡은 우주비행사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2010년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허블망원경은 제작에만 10년 이상이 걸렸고 1만 명의 인원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허블망원경은 1990년 지구 대기권을 나섰지만, 반사경 고장으로 인해 지상의 망원경과 다를 바가 없게 됐습니다. 이 문제는 3년이 지난 1993년이 돼서야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로 나가 수리하면서 해결됐죠. 지구를 비롯해 우주 저편의 환상적인 모습을 전해주던 허블망원경은 이번엔 노후 문제에 부딪힙니다. 2009년 11월 7명의 우주비행사들은 허블망원경 수리라는 위험천만한 미션을 안고 출정합니다.무사히 우주에 도착한 우주비행사들의 첫 임무는 우선 시속 2만8000km에 이르는 허블망원경을 쫓아가 붙잡는 겁니다. 우주선과 허블망원경의 속도를 맞추는 게 관건이죠. 이제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 밖으로 나가 허블망원경의 수리를 시작합니다. 하나라도 잘못 건들이면 이 큰 허블망원경이 고철 덩어리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90분마다 해가 뜨고 지는 우주, 영하 200도에 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수리 작업은 계속됩니다. 도중에 화장실이나 식당에 갈 수도 없죠. 이런 극한 환경에서 일하는 우주비행사들에게 가장 기쁨을 주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입니다. 수리된 반사경을 통해 바라본 하와이의 모습은 감탄이 터져나오게 하죠.
영화는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보는 우주를 유영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가늠할 수도 없이 장대하고 황홀한 우주의 모습은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 지구와 인간에 우주의 이 경이로움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영화의 러닝타임은 43분. 이 43분이 있기까지 존재했던 20년의 세월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까요? 설계 수명이 본래 15년이었던 허블망원경은 보수를 통해 가동 30년을 넘겼고, 2025년경까지 유지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우주망원경의 시대가 온다 해도 허블망원경이 그간 인간과 우주 기원의 비밀을 한꺼풀 벗겨내는 데 기여한 사실만은 모두가 기억할 것 같네요.
이 영화의 내레이션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았습니다. 덧붙이자면 2010년 국내 극장에서 개봉 당시 한국어 더빙 버전은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가 내레이터를 했다고 합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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