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유령 상영 의혹
'프듀' 재판 끝난지 3개월
반성 없는 CJ 반복되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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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일요일 화제가 되는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대한민국 콘텐츠의 중심 CJ그룹 관계사들이 조작 논란에 또 휘말렸다.
1일 본지는 CJ CGV가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배급사와 손잡고 박스오피스 관객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텐아시아 취재 결과 최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박스오피스 순위가 급상승했는데, 이 배경에는 '유령 상영'이라는 편법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CJ CGV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새벽 시간대에 '비와 당신의 이야기' 상영을 잡아놨지만 실제로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았고 실관객도 모이지 않았다. 숫자로 존재한 약 2000명의 유령 관객들은 그대로 관객수로 집계됐다. 그 결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박스오피스 순위는 이틀 만에 20계단이나 뛰어올랐다.하지만 CJ CGV의 해명은 부족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미 확보한 프로모션용 티켓을 제때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당면해있지만 모든 기업이 편법을 택하진 않는다. 비정상을 정당화하려는 비정상적 해명은 오히려 CJ그룹이 조작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기업이라는 걸 시인한 꼴이 됐다.
CJ그룹이 조작 스캔들에 휘말린 것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대국민 사기극'으로 불리는 CJ ENM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사건이 대표적이다.
해당 의혹은 2019년 방송된 시즌 4의 마지막 경연에서 예상 밖의 인물이 데뷔조로 선정되면서 제기됐다. 당시 시청자 투표 결과 1위에서 20위까지 득표수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왔고, 시즌 1부터 조작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논란 수습을 위해 허민회 전 CJ ENM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현재 CJ CGV의 수장이다.
이후 Mnet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담당PD와 제작 CP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수천만원 대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도 밝혀졌다.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CJ는 또 한 번의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허 대표가 CGV로 적을 옮긴지 반 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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