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마우스', 지난 19일 종영
경수진, 시사 교양 PD 최홍주 役
"대사량 多, 부담스럽지만 재밌기도"
"잊혀지지 않는 배우 되고 싶다"
경수진, 시사 교양 PD 최홍주 役
"대사량 多, 부담스럽지만 재밌기도"
"잊혀지지 않는 배우 되고 싶다"
경수진에게 tvN 드라마 '마우스'는 배우로서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이정표 같은 작품이다. 극 중 시사 교양 PD 최홍주 역으로 열연한 그는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마우스'는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 분)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 분)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퍼센트로 불리는 프레데터와 대치 끝,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경수진이 연기한 최홍주는 자부심이 강하며 취재를 위해서는 물, 불 안 가리는 인물이다. '셜록 홍주'를 통해 최영신(정애리 분)이 정바름의 살인을 은폐하고 유도한 배후임을 폭로하는 데 성공하며 속 시원한 결말을 일궈냈다.
특히 사이코패스로 오해를 받았던 성요한(권화운 분)의 연인으로, 그가 죽은 이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진한 모성애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2년 KBS 2TV 드라마 '적도의 남자'로 데뷔한 경수진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상어', '밀회', '아홉수 소년', '파랑새의 집', '역도 요정 김복주', '언터처블', '트레인', '허쉬' 등에 출연했다."작품이 끝나서 일단 너무 홀가분해요. 최홍주라는 캐릭터는 감정선이 깊고 트라우마가 많은 친구였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 작가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를 풀어나갔어요. 무거운 캐릭터를 만나서 힘들었지만 배우로서 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우스' 방영 이후 폭발적인 반응에 지인들의 연락이 끊이질 않았다는 경수진. 그는 "범인이 누군지 되게 궁금해하더라. 매회 끝날 때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그랬다. 이게 가능하냐고 했다"며 "엔딩이 너무 재밌게 끝나다 보니, 지인들이 궁금하니까 알려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내가 다음 회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알렸다.
'마우스'는 생방송을 방불케할 만큼 매우 급박한 현장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을까. 경수진은 "평소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체력을 길러놓는다. 근데 나중에 촬영이 몰리면 어쩔 수 없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나 힘들더라"라며 "대본이 빨리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경수진은 극 중 정바름(이승기 분)이 프레데터였다는 사실을 알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그는 "최홍주의 서사가 풀리는 지점이 많이 없었다. 중간에 성요한(권화운 분)이 죽으면서 나중에 풀렸는데, 다니엘(조재윤 분) 박사와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는 설정이었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고, 정바름이 사이코패스인 걸 알면서도 묵인해야만 했다. 다행히 19, 20회에서는 최홍주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서사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거운 성향의 캐릭터인 만큼 접근 방식도 쉽지 않았을 터. 어떤 마음으로 임했을까. 경수진은 "어린 최홍주가 어떤 부분에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됐는지 생각했다"며 "한서준(안재욱 분)에 대한 공포와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던 두려움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작가님이 '최홍주가 집에 도망간다고 하면, 부모님을 죽일 거라는 협박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집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을 것 같더라. 이런 두려운 감정이 나중에는 복수를 위한 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경수진은 "이희준 선배, 이승기 선배, 박주현 등 다들 성격이 너무 좋았다.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어두웠지만 호흡을 맞출 때는 늘 웃으면서 재밌게 찍었다. 그러다 보니 에피소드도 되게 많다"며 웃었다.
"무진 연쇄 살인 사건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를 비롯한 이희준 선배와 이승기 선배, 우지현 씨가 집에 모여서 몽타주를 설명하는 부분이었죠. 당시 이승기 선배가 설명을 해야 하는데, 소리가 들어가지 않는 장면이라 대본이 없었어요. 그때 이승기 선배가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다들 웃음이 터진 적이 있죠. 얼마나 웃었는지 20분 동안 촬영이 지체됐어요. 이런 장면들이 되게 많았습니다."
경수진은 작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재미'를 꼽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한장 한장 쉽게 넘어가면 된다. 그렇게 전체적인 캐릭터 구성을 보고 선택한다. 이번엔 무거운 범죄물을 했지만, 다음엔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도 하고 싶다"며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자연과 가까운 영화 '리틀 포레스트'도 그렇고, 서정적인 사랑이 가미된 작품도 하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불러만 주면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열일'의 비결이요? 사실은 몇 년 전에 일이 갑자기 안 들어와서 1년 정도 쉰 적이 있어요. 그때 쉬면 안 되겠다고 느꼈죠. 당시 저한테는 나름대로 성장의 시간이었지만, 일이 들어오는 것에 참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든 계속 작품을 준비하고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죠. 그게 '열일'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올해로 데뷔 10년 차에 접어든 경수진은 "아역부터 시작해 누군가의 첫사랑도 하고 짝사랑도 했다. 형사, PD, 기자 등 여러 직업군에 도전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서 '이 친구가 이렇게 매력이 있구나'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연기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경수진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10년 동안 꾸준히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이 나를 사랑해줘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경수진이라는 사람을 매력 있다고 해주는 것이 나에게는 활동의 원동력이다. 앞으로도 보여줄 게 참 많다. 평생 이어갈 연기 행보를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최근 오스카상을 받은 윤여정 선생님에게 너무 감사하다. 후배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본보기가 됐다. 앞으로의 경수진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몇십 년 동안 달려 나갈 경수진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나도 쉬지 않고 더 분발하면서 진짜 많이 성장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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