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나빌레라', 27일 종영
홍승희, 심덕출(박인환 분) 손녀 심은호 役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공감대 형성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죠"
홍승희, 심덕출(박인환 분) 손녀 심은호 役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공감대 형성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죠"
"촬영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종영이라니…시간이 참 빠른 것 같아요. '나빌레라'라는 작품을 촬영하면서 스태프, 감독, 배우들 모두 좋으신 분들과 함께 현장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연기에 임했죠. 그때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보는 시청자들에게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느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할 뿐이에요. 그런 작품에서 심은호로 찾아뵐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배우 홍승희가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에서 심덕출(박인환 분)의 손녀 심은호 역으로 열연한 그는 20대의 취업 현실을 여실히 담아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나빌레라'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심덕출(박인환 분)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이채록(송강 분)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홍승희가 연기한 심은호는 어릴 적부터 아빠 심성산(정해균 분)의 계획대로 살아온 인물로, 꿈도 없이 정해진 대로 공부만 하며 살아왔다. 이후 효경그룹 인턴에 합격했지만, 끝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열정으로 라디오 막내 작가로 취업하며 새로운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 서툴지만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공감을 전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2018년 KBS 2TV 드라마 '땐뽀걸즈'로 데뷔한 홍승희는 드라마 '보이스3', '너의 노래를 들려줘', '연남동 키스신', '메모리스트', '바람과 구름과 비' 등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올해로 데뷔 4년 차에 접어든 홍승희. 그런 그에게 있어 '나빌레라'는 배우로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첫 주연작이었던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
홍승희는 "(첫 주연작인 만큼)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부담감을 내려놓고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감독님의 배려 덕분"이라며 "촬영이 끝난 후 감독님에게 따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셨다. 누가 되지 않게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동화 감독은 '나빌레라' 제작발표회에서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친구가 필요했다. 근데 홍승희가 오디션에서 똘똘하게 연기를 너무 잘해줘서 놀랐다. 선함이 느껴져서 주저 없이 캐스팅했다"고 알린 바 있다.
이에 홍승희는 "항상 나를 믿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오디션 때는 심은호 역의 대본을 그대로 발췌해서 갔다. 그때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커서 그런지 긴장을 되게 많이 했다. 당시 오디션장이 통유리라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서 땀을 엄청 흘렸다"며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께서 디렉팅을 계속해줬다. 그래서 한 장면을 여러 방식으로 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또한 "그렇게 하다 보니까 처음보다 편하게 했는데, 긴장했지만 긴장하지 않은 척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있다"며 "합격했을 땐 엄청 기뻤다. 하고 싶었던 역할인 만큼 누가 되지 않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승희가 생각하는 심은호는 어떤 인물일까. 그는 "항상 최선을 다해서 사는 인물이다.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점장님이나 아빠한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반복된 실패에 좌절할 법도 하지만, 끝까지 이 악물고 버티면서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용기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나빌레라'를 보면서 위로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연기했다는 홍승희. 그는 "실제로 현실을 살아가는 심은호들이 많이 있지 않겠나. 내 주위에도 심은호랑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며 "그런 분들이 '나빌레라'를 보고 응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연기하는 심은호를 보고 그렇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을 중점에 뒀다"고 설명했다."심은호가 꿈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저와 비슷해서 공감이 됐어요. 저도 고등학교 때 뭘 해야 할지 몰라 부모님께 울면서 말한 적이 있었죠. 장래 희망 칸에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계속 한숨만 쉬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엄마가 던져준 말 한마디에 문득 배우를 꿈꾸게 됐죠. 저에게 있어 배우란 직업은 평생 입에 담지도 못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박인환, 나문희, 정해균, 신은정 등 대선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홍승희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봤던 선배님들이랑 같은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한 분도 빠짐없이 너무 인자하고 따뜻한 분들이었다"며 "단체 촬영을 처음 할 때는 엄청 긴장해서 몸이 얼어붙은 것 같았는데, 다음에 갈 때는 마음가짐이 되게 편해졌다. 마치 명절날에 가족들이 모인 것처럼 농담도 엄청 많이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찍었다"며 웃었다.
또래 배우였던 송강에 대해서는 "알게 모르게 또래다 보니까 조금 더 편안함이 있었다. 그 덕에 촬영할 때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송강이랑도 만나는 장면마다 즐겁게 웃으며 찍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나빌레라'는 '참된 어른'에 대해 돌이켜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아서", "번듯한 직장을 가져서", "가진 것이 많아서" 등 장면마다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하게 만든다.
홍승희가 꿈꾸는 어른은 무엇일까. 그는 "매 순간 나에게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때가 되면 내가 처한 상황이 있을 텐데, 종합적으로 봤을 때 삶이 만족스러우면 좋을 것 같다"며 "또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없는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때 돌아보지 말자는 주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결정했을 때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중들에게 '괜찮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홍승희. 그는 "지금도 나를 예쁘게 봐주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보이는 직업이기 때문에 모두가 나를 좋게 봐주는 건 어려운 일이다. 묵묵히 지금처럼 주어진 일을 하면서 발전해나가면 나를 괜찮게 생각해주는 분들이 더 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만 봐준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홍승희는 '나빌레라' 종영 이후 차기작으로 오는 5월 14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에 출연한다. 극 중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청년 그루(탕준상 분)가 동네로 이사 온 날부터 절친임을 선언하고, 언제 어디서든 그를 지켜주는 수호자 윤나무 역을 맡았다.
홍승희는 "사전 제작으로 작년에 촬영을 마쳤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데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느낄 만큼 우리의 삶에 밀접하다"며 "많은 분이 보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나빌레라'처럼 따뜻한 내용이라 뭉클한 위로를 받지 않을까 싶다. 극 중 그루, 조상구(이제훈 분), 윤나무의 통통 튀는 케미가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아직 꿈을 찾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진짜 하고 싶을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적이 있어서 그 마음을 잘 알죠. 꼭 힘내라고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물론 어려운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좋아하는 일이라도 본격적으로 자기 일이 되면 마냥 좋을 수 만은 없죠. 그 때는 잘하고 싶어도 잘 안 될때도 있거든요. 그런 순간에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버틸 수 있죠. 그게 바로 활동의 원동력이라고 봐요. 아직 못 찾은 분이 있다면 꼭 화이팅해서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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