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서 브래드 피트 질문 세례
윤여정 "난 개가 아니다, 냄새 안 맡아"
"내게도 무비스타, 믿을 수 없었다"
윤여정 "난 개가 아니다, 냄새 안 맡아"
"내게도 무비스타, 믿을 수 없었다"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직후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다소 황당한 질문을 받았지만 여유로운 답변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25일(현지시간)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여정의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공개했다.
영상 속 한 외신 기자는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시상한 브래드 피트를 언급하며 "무슨 이야기를 나눴고, 어떤 냄새가 났냐"고 물었다. 자칫 기분 나쁘게 들릴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그는 노련하게 대처했다.윤여정은 "나는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며 웃었다. 이어 "그저 지켜봤다. 그는 나에게도 무비스타다. 믿을 수 없었다"며 "그가 나를 안내하고 나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블랙 아웃' 됐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고 여기가 어딘지 몰랐다. 친구에게 '내가 제대로 말했는지, 그들이 내 이야기를 알아들었는지 계속 물어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다. 내게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윤여정은 또 "브래드 피트와 한 영화에서 만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받고, "나의 영어 실력과 나이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불가능한 걸 꿈꾸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윤여정은 '기생충', '미나리' 등 아시아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그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데 매우 훌륭한 방법"이라며 "서로를 잘 알지 못한 채 피부색으로 분류하고 나누는 건 좋지 않다. 나는 모든 색깔을 한 군데 넣는다면 더 아름다워질 거라 생각한다. 무지개도 7가지의 색이 있지 않나. 피부색, 성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나누고 싶지 않다. 우리는 모두 똑같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등한 인간"이라며 "모두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여정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이자 아시아 배우로서 두 번째 수상을 기록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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