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월 중반이다.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때. 그 시간에 서 있다. 삶의 전환점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고, 여행을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다. 시작을 앞뒀지만 도무지 기운이 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한 사람과 연인으로 시작하는 일이 처음은 아니더라도 언제나 새롭다.처음 느껴본 사랑이란 감정, 입 속에 불쑥 나타난 사랑니의 고통이 ‘어서와, 이런 감정은 처음이지?’라며시작을 알리는 느낌이다. 모든 때, 당신의 시작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잘 보듬어 주기를 바란다. 자 이제 시작, 행운을 빈다.
가호 ‘시작’ (2020.02.01)‘시작’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다. 듣기만 해도 힘이 불끈 불끈 솟는 것 같은 이 노래는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대표 OST다.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을 꿈꾸는 세대가 각자만의 가치관으로 목표를 향해 정당하게 달려 나가는 드라마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면서 많은 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도입부 경쾌하고 시원한 사운드에 중간 중간 기합 소리가 삽입되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머금고 있는 듯 하다. ‘원하는 대로 다 가질거야 그게 바로 내 꿈일 테니까’라는 가사가 이 곡을 대표하는 한 줄이라고 생각된다.
서동성 작사-박성일 작곡-엉클쌤 편곡.
김동률 ‘출발’ (2008.01.25) 김동률의 정규 5집 ‘Monologue’ 중 1번 트랙에 수록된 곡이다. ‘출발’이라는 제목처럼 일상에서 탈출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준다.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거의 밥 먹듯 틀어준 덕에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곡이다. 여행은 출발할 때가 가장 설레고 좋지 않은가. 그 설렘을 오롯이 담아낸 곡이다.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출발하려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기도 하다. 김동률이 일본까지 가서 직접 녹음한 멜로디로 알려진 도입부 플루트 선율은청자에게 상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박창학 작사-김동률 작곡-편곡.
버벌진트 Feat. 강민희 ‘시작이 좋아’ (2013.01.07) AOA 지민과 임슬옹의버전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버벌진트와미스에스 강민희가 원곡을 불렀다. 개인적으론 원곡이 노래가 나타내고자 한 감성을 더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해를 맞아 계획들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지만, 내 곁에 네가 없다는 공허함을 노래했다.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희망차지만은 않을 거란 생각에 선곡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에 두고 있지만, 소중한 것에 대한 상실감으로 힘이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노래다. 버벌진트 특유의 래핑이 쓸쓸한 감정을 배가시킨다.버벌진트 작사-작곡-편곡.
이정봉 (with 이수영)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2000.04.01)이정봉과 이수영의 듀엣이 달콤하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남녀의 내밀한 심리가 가사로 잘 풀어졌다. 연인을 향한 감정의 크기만큼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과 시간이 흘러 결국 헤어지게 될 두려움이 혼재된 여자의 연애 초기 감정이 공감을 준다. 여자의 마음을 달래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남자의 진중한 한 마디가 풋풋한 커플의 시작을 그려냈다. 어떤 연인에게나 시작은 두근거리는 설렘과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하는데, 그 마음을 탁월하게 표현한 명곡이다.
채정은 작사-황영철 작곡-이승환 편곡.
버스커버스커 ‘첫사랑’ (2012.03.29)사랑의 시작이 간절한 남자의 마음을 담은 곡. 버릴 게 한 곡도 없다는 버스커버스커 1집의 수록곡이다. 자신조차도 몰랐던 감정이 점점 커져가는 양상은 처음 사랑을 느낀 그 시절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어 마음을 터치한다. 사랑 앞에 서툰, 그렇지만 진심이라 자꾸만 새어나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남자의 마음이 애가 탄다. 쌍방향 첫사랑이 아닌 일방향 첫사랑으로 짝사랑에 가까운 감정. 기타와 드럼 사운드 위에 직설적이지만 디테일한 장범준의 화법이 잘 녹아 있어 많은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장범준 장기준 작사-장범준 작곡-장범준 배영준 편곡.
f(x) ‘첫사랑니’ (2013.07.29)참 재미있는 노래다. 사랑니를 소재로 하다니 그 자체로 f(x)이니 할 수 있는 음악이다. 너무 톡톡 튀고 기발해서 몇 번을 들어도 문맥이 이해가 되지 않는 구절이 있지만, 그래도 몇몇 표현들은 마음에 새겨져 있는 곡. 몹시 아프고 시렸지만, 처음 느끼는 첫사랑의 통증을 첫 사랑니로 풀어낸 것이 f(x)만의 정체성을 오롯이 드러낸다. 멤버들이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켜켜이 쌓아가는 화성이 귀를 간지럽게 한다. 주문을 외우듯 반복해서 펼쳐지는 멜로디가 자꾸만 듣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전간디 작사-Erik Lewander, Sten Iggy Strange Dahl, Ylva Anna Birgitta Dimberg, Anne Judith Wik 작곡-Erik Lewander, Sten Iggy Strange Dahl, Ylva Anna Birgitta Dimberg, Anne Judith Wik, 정동윤 편곡.
우주소녀 ‘이루리’‘이루리 이루리라’는 주문 같은 가사가 노래 곳곳에 배치돼 노래를 듣는 내내 무언가 바랐던 것들 것 이뤄질 거 같은 느낌이다. 마법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쩐지 단호한 창법이 새로운 다짐과 함께 시작할 때 들으면 좋은 곡이다.긍정적인 메시지 덕분에 연초나,시작하는 테마의 배경음악,신청곡으 등으로 잘 쓰인다. 멤버들이 다 함께 ‘이루리라’를떼창할 때는 에너지가 가득 피어난다. 후반부로 갈수록 보코더와신스 사운드가 몰아치면서 정점을 찍는다.
KZ, D'Day, 비오(B.O.), 엑시(Exy) 작사-KZ, Nthonius, 비오(B.O.) 작곡-Nthonius 편곡.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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