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프랑스서 방치 논란
백건우 귀국 "윤정희, 평온한 생활 하고 있어"
배우 윤정희./사진=텐아시아DB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가 프랑스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로부터 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백건우가 귀국해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백건우는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다. 기자들과 만난 백건우는 "가정사로 떠들썩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윤정희를 방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거듭 반박했다. 백건우는 "윤정희는 하루하루 아주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저희는 아무 문제가 없다. 염려해주신 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
배우 윤정희.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랐다. 실명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사연 속 정황은 프랑스에서 투병 중인 원로배우 윤정희를 지목하고 있었다. 청원 내용은 윤정희가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다는 것. 글쓴이는 백건우 뿐만 아니라 딸까지 언급하며 "본인의 생활이 바빠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윤정희는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돼 채 힘겹게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건우의 공연기획사 빈체로 측은 백건우가 윤정희를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 "거짓이며 근거없는 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빈체로 측은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게시글의 내용과는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한다"고 설명했다.또한 빈체로는 2019년 5월 윤정희가 파리로 간 뒤 윤정희의 형제자매 측과 후견인 선임 및 방식에 관해 법정 분쟁이 시작됐다고도 전했다.

이에 윤정희 동생 5명은 변호사를 선임해 입장문을 내고 "가정사를 사회화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정희의 동생들은 국민청원 글을 올린 것을 인정하며 "윤정희가 귀국해 한국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기를 바라고 있고, 이를 백 부녀에게 요청해왔다"며 "만약 허용된다면 형제자매들이 (윤정희를) 진심으로 보살필 의지와 계책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윤정희의 동생들은 이번 논란이 재산싸움과 관련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렇듯 윤정희 방치 논란을 두고 의견이 대립하면서 진실 여부에 지속적인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은 2019년 백건우와 그의 딸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알려졌다. 백건우는 지난해 11월 6일 열린 '제10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공로예술인상을 받은 윤정희의 트로피를 대리 수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백건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 후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다섯 차례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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