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 시청률 급상승
1년 만에 10%도 가시권
'어서와' 김명수의 반전
KBS 미니 부활하나
'암행어사' 속 김명수/ 사진=KBS2 제공

KBS2 월화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이하 '암행어사')의 시청률이 심상치 않다. 주연배우 김명수가 지난해 부진했던 KBS 평일드라마의 명예를 회복할 '구원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암행어사' 8회의 전국 가구 시청률 9.7%(2부 기준)을 기록하며 2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제 극 중반부에 진입한 만큼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 두 자리수 시청률도 노릴 수 있다.

지난해 KBS 드라마는 극심한 시청률 양극화에 빠졌다. 일일, 주말 드라마는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평일극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 한 해 방영된 평일 드라마 중 두 자리수 시청률을 올린 작품은 '99억의 여자'가 유일하다. 만약 '암행어사'가 시청률 10%를 돌파하면 1년 여 만에 두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작품이 부진을 털어내려 했지만 '어서와'는 지상파 최초로 0%대 시청률을 기록한 불명예를 안았다. 그만큼 오랜 기간 평일드라마의 부진이 이어졌고, '암행어사' 마저 지난 6회까지 5~6%대를 전전했다. 하지만 7회 방송을 기점으로 '암행어사'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갑작스러운 시청률 상승의 원인을 경쟁작이었던 '펜트하우스'의 퇴장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지난 5일 종영한 '펜트하우스'는 28.8%의 폭발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릴 만큼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암행어사'의 상승세가 '펜트하우스'의 퇴장 이후 시작됐으니 편성상의 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는 부정하기 어렵다.
'암행어사' 스틸컷/ 사진=KBS2 제공

하지만 그것만으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 '암행어사'의 반등에는 내부적 요인 또한 크게 작용했다. '암행어사'는 성이겸(김명수 분), 홍다인(권나라 분), 박춘삼(이이경 분)으로 구성된 어사단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비리에 맞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야기다. 이 단순한 구조와 정의구현 소재를 뒤늦게 합류한 시청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에 따라 '펜트하우스'의 시청층을 흡수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사단 3인의 캐릭터도 뚜렷한 개성과 매력을 갖고 있다. 성이겸은 문무를 두루 갖춘 인재지만 허당기와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홍다인은 조선시대 다모의 정석을 보여주며 걸크러시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박춘삼이 적재적소에 웃음을 안기며 두 사람을 받친다. 최근에는 성이겸의 첫 사랑 강순애(조수민 분)의 등장과 이복동생 성이복(이태환 분)과의 갈등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어서와'의 주연이었던 김명수가 반전을 만들어 낸 지금의 극적인 상황 또한 흥미롭다. 그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KBS의 뚝심과 김명수의 호연이 시너지를 낸 결과라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암행어사'는 총 20부작의 긴 호흡으로 제작되는 만큼, 앞으로 남은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청률 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KBS 평일극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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