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영화 '소울'의 김재형 애니메이터가 의사를 그만두고 애니메이터가 된 이유를 밝혔다.
12일 영화 '소울'의 작업을 담당한 김재형 애니메이터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김 애니메이터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했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이후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인턴으로 근무. 이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 2008년 픽사에 입사했다.
김 애니메이터는 "시험을 보고 병원에서도 일했다.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졸업하고 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고민했던 건데 공부를 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오는 것 같았고 결과 나와도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진로를 바꾼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일 자체가 워낙 힘들었다. 몸이 힘든 것과 (멘탈이 힘든 게) 합쳐지며 그랬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내가 일 자체를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런 상태로 계속하다간 의사 일도 잘할 수 있겠단 보장이 없었고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찾아봐야겠다 싶어서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애니메이션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만드는 방법을 배워보기도 해서 애니메이션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픽사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입지는 어떠하냐는 물음에 "'소울'에 참여한 한국인 애니메이터 중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저까지 두 명이다. 그 외에 교포 등 다른 데서 온 친구들도 있고 애니메이션 부서 안에는 데여섯 명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부서에 일하는 분들까지 합치면 한국에서 나고자란 분들은 10명이 좀 안 된다. 교포들을 합치면 스무 명 남짓이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터'라고 따로 부르기 보다는 캐릭터 애니메이터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중요한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리더십 직책으로 일하기도 하고 일반 애니메이터나 작업자로 일하기도 하는데 중요 칙책을 맡을 때도 있다. 이 영화에도 그렇게 한 걸로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울'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모험을 그린 영화로,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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