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진기주가 반쪽짜리 출생의 비밀에 가려진 잔인한 진실에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진기주는 모든 진실을 손에 쥔 엄마 전인화를 설득하기로 결심, 안방극장에 파란을 예고했다. 시청률은 30.3%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19일 방송된 ‘오! 삼광빌라!’에서는 우정후(정보석 분)가 김정원(황신혜 분) 모 이춘석(정재순 분) 회장의 위협으로부터 이순정(전인화 분)을 지켜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험한 말을 쏟아내며 순정을 압박하던 춘석은 JH그룹 사장 정후 앞에서 체면을 차리느라 별다른 소득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정후는 순정에게 사실 기억이 돌아왔지만, 행복했던 제임스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며 당분간 삼광빌라 식구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자연스럽게 제임스로 삼광빌라에 드나들고 싶은 그의 소박한 ‘욕심’이 안방극장에 훈훈한 온기를 전달했다.

정후는 여전히 까칠한 ‘우정후’와 온순한 ‘제임스’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느꼈다. 다중인격 아니냐는 전 부인 정민재(진경)에게 버럭 화를 내다가도, “제임스씨!”하고 부르면 자신도 모르게 방긋 웃는 등, 조금만 방심해도 ‘제임스’가 튀어나왔다. 이혼 후유증을 앓고 있는 민재를 염려해,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그녀의 새 보금자리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혼 이후 가장 긴 대화를 나눴다. 정후의 첫사랑이자 일생일대 연적, 순정의 이야기만 나오면 질투심에 불타오르는 민재 덕분에 평화로운 분위기가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친근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묘한 설렘과 함께 재결합 가능성을 기대케 했다.그 가운데, 춘석이 순정에게 사내에 퍼진 혼외자 논란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모자라 또다시 찾아가 압박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빛채운은 당장 자리를 털고 일어나 춘석 있는 호텔로 찾아갔다. 순정을 겁주고 온갖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는 이유를 알아야 했기 때문. 무섭게 몰아붙이는 빛채운의 기세에 견디다 못한 춘석은 “나도 내 딸 위해 그랬다”라며 무심코 자신에게 큰 잘못이 있음을 인정해버렸다. 이로써 확신을 얻은 빛채운은 이젠 진짜 밝혀야 할 것 같다며 진실 고백을 망설이는 순정을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빛채운의 친부 박필홍(엄효섭 분)의 소식을 알아보던 우재희(이장우)는 그와 황나로(전성우 분)가 과거 같은 교도소에서 복역했다는 사실을 확인, 사진까지 입수했다. 이로써 신분을 속이고 빛채운과 재희의 주변을 맴돌며 서서히 친분을 쌓아가던 필홍의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놓였지만, 필홍이 한 발 앞서 사진을 바꿔치기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그로 인해 빛채운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리워했던” 친부를 지척에 두고도 엉뚱한 사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혀야 했다. 재희는 그런 그녀에게 차마 필홍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전하지 못했다. 아빠가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그가 남긴 곰인형을 애지중지 간직해 온 빛채운이기에 안타까움은 배가됐다.

그런데 세 사람 앞에 나로가 등장하면서 뜻밖의 사자대면이 성사됐다. 촉을 곤두세우고 빛채운 주변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경계하는 재희와 반쪽짜리 출생의 비밀의 주인공 빛채운, 친딸을 이용해 인생의 한 방을 노리는 파렴치한 친부 필홍, 그런 그의 계획을 전부 간파한 사기꾼 나로까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모르는 네 사람의 만남에 안방극장에는 스산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게다가, 이날 방송에서는 처음 보자마자 나로를 낯익어 했던 이모 이만정(김선영)이 마침내 교도소 의료봉사에서 의사와 재소자로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정체를 알고 있는 빛채운과 재희의 숱한 경고에도 삼광빌라의 그 따뜻함이 좋아 떠나지 않고 버틴 나로, 과연 그는 ‘삼광인’으로 계속 남을 수 있을까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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