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8년 만의 드라마 복귀
임윤아 "지금껏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
'허쉬' 11일 첫방
'허쉬' 배우 임윤아, 황정민./사진제공=JTBC
'쌍 천만 배우' 황정민이 8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여기에 관객 940만 명을 동원한 영화 '엑시트'(2019)로 호평과 흥행 모두 잡은 임윤아가 같이 호흡을 맞춘다. 임윤아도 드라마 출연은 3년 만이다. 스크린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돌아온 이들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기대가 쏠린다. 10일 오후 JTBC 새 금토드라마 '허쉬'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배우 황정민, 임윤아와 최규식 감독이 참석했다. '허쉬'는 펜대보다 큐대 잡는 날이 많은 '고인물' 기자와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생존형' 인턴의 쌍방 성장기이자, 월급쟁이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를 담은 작품. 황정민, 임윤아를 비롯해 손병호, 김원해, 박호산, 이승준, 유선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허쉬' 연출을 맡은 최규식 감독./사진제공=JTBC

최규식 감독은 "전문적인 사건이나 무거운 소재가 아닌 기자가 직업인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룬다.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최 감독은 황정민과 임윤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캐릭터들의 매력과 연기들이 잘 살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두 사람의 시너지가 너무 좋았다. 서로의 케미가 회를 거듭할수록 한 식구처럼 맞아가고 있어서 연출자로서 이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 전까지도 편집을 하다 왔는데, 그들이 주는 감동과 울림에 주책없게 눈물을 살짝 흘렸다"고 말했다. '허쉬'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최 감독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며 "우선 사전적 의미 로는 '쉿, 조용히 해'다. 당당히 진실을 외치는 것보다 뻔뻔히 침묵을 강요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진 세상에 외치는 말이다. 또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는 청춘들의 눈물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흘리는 중년의 눈물 모두를 닦아주고 위로하고 싶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허쉬는 '울지마'라는 뜻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 감독은 "매 회 음식으로 된 소제목이 있다. 1회는 밥, 2회는 곰탕이다. 메뉴와 연관된 에피소드들이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허쉬' 배우 황정민./사진제공=JTBC

황정민은 매일한국 12년 차 고인물 기자 한준혁 역을 맡았다. 식어버린 열정으로 '제목 낚시'나 하던 도중 결정적 사건을 계기로 기자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는 인물이다. 황정민은 그간 주로 영화에서 활약했다. 드라마는 '한반도'(2012) 이후 처음이다. 오랜만의 복귀 작으로 '허쉬'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황정민은 "나만 읽기 아까운,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 6부 대본까지 받아서 읽었는데 단숨에 읽혔다. 너무 재밌더라. 이야기 자체가 현실과 와 닿았고, 시청자들과 같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될 수 있는 대본이라는 생각에 바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많은 고민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황정민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마냥 떨린다. 방송이 시작되고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오면 조금 실감이 올 것 같다"며 "걱정은 TV로 비쳐졌을 때다. 내가 워낙 피부가 안 좋다 보니"라며 웃었다. 영화 '모비딕'에서 기자 역할을 해 본 황정민. 그는 "그때도 2주 정도 신문사 인턴 사원으로 취직해 다닌 기억이 난다. '모비딕'보다 '허쉬'는 좀 더 현실적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의 성장통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준혁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일까. 황정민은 "나약한 인물인데 나약하지 않으려 애쓰는, 두 모습이 중첩되는 아이러니가 있다는 것"이라며 "나 역시 배우 아닌 일반 황정민으로서는 나약할 때가 많지만, 배우로서는 나약하지 않으려한다. 아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한준혁이 가지고 있는 뿌리가 중요했다"며 "보이진 않지만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있는 기자 정신을 어떻게 잘 가지고 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촬영을 시작하고 보름 정도 까지는 조금 힘들었는데, 지금은 중심이 잡혀서 편하게 즐기며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쉬' 배우 임윤아./사진제공=JTBC

임윤아가 연기하는 이지수는 자신의 신조를 지키기 위해 열정과 패기로 직진하는 생존형 인턴 기자다. 임윤아는 "당차고 패기 있지만 이유 없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친구는 아니다. 이지수가 가지고 있는 비밀과 사연이 있다. 그건 1회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윤아는 "작품을 선택할 때는 주로 저의 어떤 새로운 면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허쉬'는 전체적인 드라마 톤과 캐릭터가 지금껏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여기에 황정민 선배님께서 한준혁 캐릭터를 연기 한다고 하니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캐릭터를 위해 3년 만에 단발머리로 스타일을 바꾼 임윤아. 그는 "이렇게 층이 많이 진 단발머리는 처음이다. 대본에도 '짧은 머리 이지수'라고 쓰여 있었고, 나 역시 이지수라면 이런 스타일이 어울릴 거라 생각해 망설임 없이 잘랐다"며 "외적인 것 외에는 촬영 전 경찰서와 신문사에 가서 기자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임윤아는 "이지수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때 의견을 확실하게 내려고 하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쉬' 배우 임윤아, 최규식 감독, 배우 황정민./사진제공=JTBC

임윤아가 본 황정민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임윤아는 "너무 따뜻했다. 영화 속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런 느낌이 잔혀 없었다. 편한 오빠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황정민도 "캐스팅 후 미팅 자리에서 처음 봤을 때는 소녀시대 윤아였다. 그런데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어느 순간 이지수로 되어 눈이 반짝이더라. 포용력이 상당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황정민은 "호흡도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여배우 눈을 보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었다"며 웃었다. 임윤아는 "황정민 선배님께서 첫 만남 부터 너무 챙겨주고 배려해줘서 기분 좋게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할 때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촬영 안할 때는 위트가 넘쳐서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줬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같이 고민해주고 상의해주는 걸 보고 '모든 스텝,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중요하게 여기는구나' 느꼈다. 너무 스윗해서 내가 '황쏘스'라고 별명을 붙여줬다. '황정민 쏘 스윗'의 줄임말"이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묻자 황정민은 "눈물은 아래로 떨어져도 밥숟가락은 위로 올라간다'는 1회 마지막 내레이션"이라며 "그 말이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임윤아는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대사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 않나. 그 주제가 드라마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임윤아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캐릭터들 중에 한 명쯤은 공감 가는 캐릭터가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요청했다. '허쉬'는 오는 11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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