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티스트 낸시랭이 결혼과 이혼 그 과정을 겪으며 받은 고통을 작품으로 표현해 스스로를 또 같은 경험을 한 모두를 위로했다. '족쇄'가 풀린 낸시랭은 작가로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낸시랭의 초대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 관련 기자간담회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양화로 진산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날 낸시랭은 "서류상으로 3년 만에 이혼 결정이 났다. 변호사가 잘 해주셨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만, 이혼이 되고 나니 족쇄가 풀어진 기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낸시랭 2017년 전준주(왕진진)와 혼인 신고를 하며 부부가 됐다. 그러나 1년 만인 2018년 전씨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과 지속적인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지난해 4월 낸시랭은 전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또 상해·특수협박·특수폭행·강요 등 12개 혐의로 고소했고, 도피생활을 하면서도 수차례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며 협박 등 혐의로 추가 고소하기도 했다.

낸시랭은 "5000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났는데,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이게 우리나라 위자료 최고 수준의 금액이라고 한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많은 것들이 이번 판결로 위로가 됐고 너무나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웨딩드레스도 입어본 적이 없고 상대방이 혼인 신고를 하자고 해서 10분 만에 혼인을 한 건데, 그 신고서 한 장이 이렇게 3년이 걸려서 끝날 줄은 몰랐다"라고 했다.낸시랭이 기획한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도 지난 과거로 부터 나온 작품. 낸시랭은 가정폭력 등 자신이 겪은 아픔을 바탕으로 '여성'이라는 약자의 입장에서 고통을 바라봤다. 그는 같은 경험을 겪은 세계 여성들의 삶과 사회적 위치에 대한 물음을 담아 전시회를 선보이게 됐다.

낸시랭은 "나는 개인사적으로 포르노 리벤지, 가정폭력, 강요, 협박 등 한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겪었다. 어느 순간 나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받고 있는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불합리한 고통을 당하는 여성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진지한 질문을 작품으로 펼쳐 보였다"고 설명했다.

'스칼렛 페어리'도 상처를 치유해주며 꿈을 이루어주는 요정의 콘셉트. 낸시랭도 전시회를 시작으로 작가이자 방송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보여줄 계획이다.

낸시랭은 "서류상 이혼이 확실해져서 다른 분들이 '방송 활동을 하라'고 하는 중에 '비디오스타' 섭외가 들어왔다. 12월에 녹화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예능 섭외가 들어와도 출연을 하지 않았다. 내가 상대방(전 남편) 때문에 진 사채빚까지 8억원이었다. 이제는 9억 8000만원 정도다. 월 이자만 600만원이 나간다는 기사가 나가자 처음에는 창피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활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낸시랭은 "이제 저도 40대 중반의 중견 작가다. 앞으로 목표이자 꿈은 작품 한 점당 최소 1억원 이상으로 거래되는 국제적인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라면서 "작년 갤러리 아티스트들과 함께 전시회를 보러 다니면서 동경이 생겼다. 언젠가는 꼭 아트 바젤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국제적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2020 낸시랭 개인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는 오는 27일까지 서울 진산갤러리에서 열린다. 다양한 하이퍼리얼리즘 오일페인팅 신작들과 함께 낸시랭의 시그니처 작품인 터부요기니(Taboo Yogini) 캔버스 혼합재료 작품을 포함 총 17점을 선보인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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