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가 싸움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모두 싸운다.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 싸움은 보통 일방적인 잘못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싸움의 주체에게는 저마다 잘못이 있기 마련이다. 싸움에 있어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다.
최근 걸그룹 AOA 지민에게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배우 권민아의 폭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권민아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흔적을 SNS를 통해 공개했고, 연예계는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결국 지민은 AOA에서 탈퇴하고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 이후에도 권민아는 재차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전해지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걸그룹 내 불화와 싸움은 비단 AOA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서로를 할퀴고 상처 내며 마찰을 빚고 있는 많은 그룹들이 적지 않다고 본다. 가래로 막을 걸 호미로도 막지 못했던 최근과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음과 같은 질문에 도달했다. 걸그룹은 왜 싸울까?싸움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숙소 생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습생에게는 데뷔조가 되는 순간부터 데뷔 이후 4~5년까지 멤버들과 합숙하며 하루 24시간을 함께 보내야는 상황이 주어진다. 자연히 성격 차이, 생활 방식, 환경 요인 등 크고 작은 마찰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생에서 가장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다 보니 사소한 감정의 골도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대다수의 그룹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불화의 이유는 멤버간 인기에 따른 경쟁이다. 멤버 전원이 동일한 인기를 얻는 경우는 없다. 팀 내 인기의 편차가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의 이름을 넣어 'OOO 그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기가 부족한 멤버는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기라는 것이 노력이나 재능에 비례하지 않는 탓에 개인 팬이 많지 않은 장기 연습생 출신 멤버나, 메인 보컬-댄서를 맡은 멤버들의 속앓이가 깊어진다.
그렇다고 많은 팬을 보유해 인기가 뜨거운 멤버 역시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다름 아닌 정산 때문이다. 인기 많은 멤버가 여기 저기 러브콜을 받으며 많은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멤버들 머릿수에 맞춰 균등 분배하게 된다. 이 경우 인기가 많은 멤버에겐 '일하지 않은 멤버들을 왜 내가 먹여 살려야 하나' 하는 불만이 쌓이게 된다. 당연히 나머지 멤버들은 인기 멤버를 눈치 보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어떤 멤버는 '왜 저 멤버만 스케줄을 잡아주고 밀어주냐' 라며 소속사 측에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싸우지 않는 그룹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살아온 환경과 성격, 생각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한 팀에 모였는데, 서로 부딪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싸움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도 잘 풀어가려는 노력과 의지는 가질 수 있다. 팀 내 기준을 민주적으로 세우고, 서로 간의 불만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만들어 줘야 한다. 멤버 간의 사소한 싸움이야 놔둘 수 있지만, 만일 불화가 겉으로 감지되는 수준이라면 소속사가 개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룹 내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가고, 멤버들 사이 관계를 기민하게 파악해 관리하는 것도 최근 소속사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역량이 됐다. 아무리 잘 꾸려 놓은 그룹이라도 멤버들 간에 불화가 생기면 시너지가 나지 않고 결국 존속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때문에 소속사들 역시 소속 그룹의 팀 내 불화 방지 및 해결을 위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누군가는 AOA 지민과 권민아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려 어느 한 쪽을 비난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싸움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지민과 권민아 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들이 처음 만났을 당시 지민과 권민아는 10대 후반의 소녀에 불과했단 걸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 어려 성품이 여물지 못했던 두 사람의 불화를 알고도 무관심하고 침묵해 온 사람들 모두 책임이 있다.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빛나는 K팝의 본고장 대한민국 가요계가 더 이상 싸움과 불화로 물들지 않기를 바란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정상을 향한 여정은 멀다. 각 멤버가 모여 하나가 되어야 팀의 진심이 팬들에게 오롯이 닿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싸움이 아닌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나아가 서로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공동체 의식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거 같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근 걸그룹 AOA 지민에게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배우 권민아의 폭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권민아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흔적을 SNS를 통해 공개했고, 연예계는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결국 지민은 AOA에서 탈퇴하고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 이후에도 권민아는 재차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고 전해지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걸그룹 내 불화와 싸움은 비단 AOA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서로를 할퀴고 상처 내며 마찰을 빚고 있는 많은 그룹들이 적지 않다고 본다. 가래로 막을 걸 호미로도 막지 못했던 최근과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음과 같은 질문에 도달했다. 걸그룹은 왜 싸울까?싸움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숙소 생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습생에게는 데뷔조가 되는 순간부터 데뷔 이후 4~5년까지 멤버들과 합숙하며 하루 24시간을 함께 보내야는 상황이 주어진다. 자연히 성격 차이, 생활 방식, 환경 요인 등 크고 작은 마찰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생에서 가장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다 보니 사소한 감정의 골도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대다수의 그룹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불화의 이유는 멤버간 인기에 따른 경쟁이다. 멤버 전원이 동일한 인기를 얻는 경우는 없다. 팀 내 인기의 편차가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의 이름을 넣어 'OOO 그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기가 부족한 멤버는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기라는 것이 노력이나 재능에 비례하지 않는 탓에 개인 팬이 많지 않은 장기 연습생 출신 멤버나, 메인 보컬-댄서를 맡은 멤버들의 속앓이가 깊어진다.
그렇다고 많은 팬을 보유해 인기가 뜨거운 멤버 역시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다름 아닌 정산 때문이다. 인기 많은 멤버가 여기 저기 러브콜을 받으며 많은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멤버들 머릿수에 맞춰 균등 분배하게 된다. 이 경우 인기가 많은 멤버에겐 '일하지 않은 멤버들을 왜 내가 먹여 살려야 하나' 하는 불만이 쌓이게 된다. 당연히 나머지 멤버들은 인기 멤버를 눈치 보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어떤 멤버는 '왜 저 멤버만 스케줄을 잡아주고 밀어주냐' 라며 소속사 측에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싸우지 않는 그룹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살아온 환경과 성격, 생각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한 팀에 모였는데, 서로 부딪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싸움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도 잘 풀어가려는 노력과 의지는 가질 수 있다. 팀 내 기준을 민주적으로 세우고, 서로 간의 불만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만들어 줘야 한다. 멤버 간의 사소한 싸움이야 놔둘 수 있지만, 만일 불화가 겉으로 감지되는 수준이라면 소속사가 개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룹 내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가고, 멤버들 사이 관계를 기민하게 파악해 관리하는 것도 최근 소속사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역량이 됐다. 아무리 잘 꾸려 놓은 그룹이라도 멤버들 간에 불화가 생기면 시너지가 나지 않고 결국 존속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때문에 소속사들 역시 소속 그룹의 팀 내 불화 방지 및 해결을 위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누군가는 AOA 지민과 권민아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려 어느 한 쪽을 비난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싸움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지민과 권민아 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들이 처음 만났을 당시 지민과 권민아는 10대 후반의 소녀에 불과했단 걸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 어려 성품이 여물지 못했던 두 사람의 불화를 알고도 무관심하고 침묵해 온 사람들 모두 책임이 있다.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빛나는 K팝의 본고장 대한민국 가요계가 더 이상 싸움과 불화로 물들지 않기를 바란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정상을 향한 여정은 멀다. 각 멤버가 모여 하나가 되어야 팀의 진심이 팬들에게 오롯이 닿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싸움이 아닌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나아가 서로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공동체 의식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거 같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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