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 사진=tvN 방송화면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이하 '가족입니다')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가족들의 진심으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가족입니다' 13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4.8% 최고 5.9%를 기록,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뜨거운 호평을 이어갔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 마음을 내보이기 시작한 가족들의 진솔한 모습은 따뜻하고 긴 여운을 남겼다. 김상식(정진영 분)과 이진숙(원미경 분) 부부는 서로에게 못다 한 말을 고백하며 마음을 확인했고, 다섯 가족은 한발 깊숙이 서로에게 다가섰다. 여기에 헤어짐이 두려워 선을 긋는 김은희(한예리 분)에게 박찬혁(김지석 분)은 직진을 선언했다. 김은주(추자현 분) 역시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과의 이별을 후회 없이 '잘'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증이 고조된다.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외출 준비를 하던 이진숙은 달라진 자신을 느꼈다. 집안 곳곳은 김상식에게 받은 꽃과 선물로 채워졌고, 돌아보지 못했던 가족을 향한 마음이 보였다. "먹고 사느라 바빴다지만, 우리 그런 말들은 좀 하고 살 걸 그랬어"라며 후회하던 이진숙은 아들 김지우(신재하 분)에게 남기는 편지에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며 스스로 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이진숙은 눈앞에서 쓰러지는 김상식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곧장 병원으로 향한 부부는 아픈 부모님을 "말썽 피우는 부모"라 불평하는 누군가의 자식들을 보며 착잡했다. 졸혼부터 조난 사고, 영식(조완기 분)과의 문제까지 지난 일들을 떠올리던 부부는 삼 남매를 힘들게 한 건 아닌지 미안함에 마음 아파했다. 자식들에게 걱정을 안기고, 혹여나 짐이 될까 봐 김상식은 아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다.

김은주와 윤태형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혼 절차에 돌입했다. "자기 상처 아프다고 주변 힘들게 하는 거 끔찍한 짓이야"라는 김은주의 말에 윤태형은 자신을 지우고 새로 시작하기를 권했다. 김은주는 "잘 끝내야 시작을 하지"라며 서로를 위한 후회 없는 이별을 하고자 했다. 윤태형은 부모님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늦었지만, 김은주에게도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었다는 윤태형의 마음을 이해한 김은주.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한 따뜻한 이별을 맞았다.


김은주는 이혼 사실을 알리기 위해 김은희를 대동해 집으로 갔다. 두 딸을 반기는 엄마의 모습에 계획대로 이혼을 고백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마주 앉은 모녀는 아주 사소하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매는 졸혼 후 아름다운 길을 걷고 싶었던 이진숙의 소박한 꿈, 미남 배우를 좋아했던 엄마의 청춘, 평생 마음 놓고 빈둥거리지도 못했던 엄마의 지난 삶을 알게 됐다. 그 시각, 막내 김지우도 아빠 김상식을 찾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 김지우를 바라보는 김상식의 눈빛은 따뜻했고, 지금까지 누리지 못했던 부자의 시간은 뭉클했다. 김지우는 "그냥 아버지 보고 싶어서 왔다"는 마음과 함께 전하고픈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를 위해 집으로 들어오라는 김지우의 말에 김상식은 "우리가 알아서 할 거야"라며 웃을 뿐이었다.

화기애애한 자식들을 보던 이진숙은 가장 바라왔던 평온하고 행복한 순간에 함께하지 못한 김상식을 떠올렸다. "우리도 이렇게 살 수 있었잖아"라는 이진숙의 마음속 소리는 안타까웠다. 이진숙은 검진을 앞둔 김상식에게 "책임지라고 할까 봐 도망친 그 사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당신 평생 허깨비랑 싸웠다"며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약속 지금껏 잘 지켜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더 이상 서로의 진심을 몰라 오해하고 엇갈리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이진숙의 용기였다.

김은희와 박찬혁의 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김은희는 박찬혁의 선생님을 자처하며 면허 연습장까지 찾아왔다. 자신의 가족사와 비밀을 다 알고 있는 박찬혁과 달리, 정작 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김은희는 "나한테도 한 번쯤 네 개인금고가 돼 볼 기회는 줘봐"라며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박찬혁은 10살 여름방학에 떠난 형의 존재를 털어놨다. 교통사고로 형을 떠나보낸 박찬혁의 아픔과 그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를 알게 된 김은희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어린 김지우를 보고 형을 떠올리며 부모님의 상처를 깨닫게 됐다는 박찬혁의 이야기는 담담해서 더 뭉클했다. 박찬혁에게 다가간 김은희는 그를 안아주며 "열 살의 너를 너무 늦게 위로해줘서 미안해"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박찬혁의 용기는 또 다른 고백이기도 했다. 박찬혁은 "내가 좀 전에 한 이야기 내 옆에 평생 있어 줄 딱 한 사람한테만 하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는 말로 진심을 전했다. 박찬혁이 김은희가 그어놓은 '선'’을 넘겠다고 선언한 것. 그는 "넌 친구 해라. 평생 볼 건데 지루해서라도 변하겠지"라며 물러섬 없는 직진을 예고했다. 그런 박찬혁 앞에 반지를 끼고 나타난 김은희, 고백에 대한 김은희의 대답은 무엇일지 이목이 쏠린다. 여기에 김은주가 윤태형과 함께 이진숙을 찾아 이혼 사실을 밝히며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솔직하고 용기 있는 고백으로 상처를 봉합하기 시작한 김상식과 이진숙은 자식들과도 오랫동안 터놓지 못했던 진심을 꺼내놓으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마음속 이야기를 하나씩 고백하며 상처로 남았던 지난 과거를 털어내는 부부의 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엄마의 꿈이 궁금하고, 아버지의 안부가 걱정되고, 서로가 조금씩 편해지면서 바라고 꿈꿔왔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서로의 진심을 보고, 보여주려는 노력이 ‘가족’을 ‘가족’이게 만들었다. 현실적이어서 더 애틋하게 마음을 울리는 가족의 변화는 반갑고 또 먹먹했다. 과연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을까. 종영까지 3회만을 남겨둔 '가족입니다'의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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