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X이정현 좀비액션영화 '반도', 15일 개봉
연상호 감독 '반도', '부산행' 세계관 잇지만 독창적
20분간 이어지는 대규모 카체이싱
영화 '반도' 포스터 / 사진제공=NEW


영화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 '반도'다운 스케일과 비주얼이다. 대규모 도심에서 벌이는 총격전과 카체이싱이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감동과 눈물 짜내기식 신파는 독이다.

4년 전 온 나라에 퍼졌던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은 폐허가 됐다. 당시 정석(강동원 분)은 매형 철민(김도윤 분)과 가까스로 한국을 탈출해 홍콩에서 난민으로 살아간다. 인간 대접도 받지 못한 채 겨우 연명해가던 정석과 철민은 또 한 번의 생존을 위해 폐허가 된 한국땅에 들어가 제한 시간 내 지정된 트럭을 확보해 빠져 나오는 미션을 수행하기로 한다. 작전을 진행하던 중 631부대원들과 좀비떼로 인해 정석은 위험에 빠지게 되고 민정(이정현 분)네 가족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이후 민정네 가족 역시 황폐해진 한국을 탈출하기 위해 정석과 손을 잡기로 한다.
영화 '반도' 스틸 / 사진제공=NEW


'반도'는 '부산행'의 4년 뒤를 그리는 작품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물이다. '부산행'의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완전히 독자적인 속편이라 할 수 있다. 캐릭터부터 공간까지 전편과는 다른 비주얼이 담겼다. '부산행'이 달리는 KTX에서의 절망감을 표현했다면 '반도'는 황폐해진 대규모 도심 속에서 미력하나마 피어나는 희망감을 그려냈다. '부산행'에서는 딸을 살리기 위한 석우(공유 분)의 부성애가 부각됐다면 '반도'에서는 민정(이정현 분)의 강인한 모성애가 강조된다.

전대미문의 재앙을 겪은 후 사람들은 좀비보다 더 잔혹하고 잔인한 존재가 됐다. 민간인을 보호했던 631부대원들은 인간성을 상실했으며 폭력성, 야만성만 남았다. 연민과 배려의 감정은 이미 잃어버렸고, 약탈과 살인은 일상적인 일이다.
영화 '반도' 스틸 / 사진제공=NEW


액션의 스케일과 쾌감은 전편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심장이 터질 듯한 속도감으로 20여분간 이어지는 카체이싱 액션은 '반도'의 백미. 좀비떼와 631부대원들, 그리고 정석, 민정네 가족들이 뒤엉킨 카체이싱은 지금껏 한국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던 압도적이고 파워풀한 비주얼이다.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준이 역의 이레, 유진 역의 이예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레의 화려한 드라이빙 액션은 실감나고 강렬하다.

호쾌한 액션으로 박진감을 선사하던 '반도'는 영화 말미 극한 신파로 치달아버린다. 한국영화에서 익숙한, 혹은 고질적인 '감동 코드'에는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는 2020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칸 오피셜 셀렉션 2020'에 선정됐다. 오는 15일 개봉.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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