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출사표' 정치 편향 논란에 "조롱거리"
미래통합당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란 설정" 지적
제작진 "보수·진보 모두 풍자하는 드라마" 해명
'출사표' 포스터/ 사진=KBS2 제공

KBS 새 수목드라마 '출사표'가 첫 방송을 하루 앞두고 다시 한 번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북한 선전 매체가 이 드라마를 언급하면서다.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0일 '조롱거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 '출사표'를 조명했다.

이 매체는 "연속극의 예고편을 본 사람들이 '그것 참 신통한 영화'라고 극찬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남조선에서 볼만한 구경거리가 예고됐다"고 했다.또한 '정치적 편향 논란'을 제기한 미래통합당에 대해 "극대본을 누가 썼으며 누가 연출했는지 책임을 묻겠다고 소동을 피우고 있지만 긁어 부스럼"이라며 "오히려 저들의 허물을 동네방네 들고 다니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적었다.

이러한 북한 매체의 발언은 지난 25일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이 내놓은 논평에 대한 입장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출사표'에 대해 "뒤가 구린 캐릭터는 보수정당 쪽에 배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진보정당 쪽에 배치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며 "문재인 정권 나팔수 방송을 자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KBS가 이제 드라마마저 정권 프로파간다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사표' 예고/ 사진=KBS2 제공

'출사표'는 취업준비생 구세라(나나 분)가 구의원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정치 편향 논란'은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등장인물들의 소개에서 시작됐다. 극 중 등장하는 '애국보수당' 소속 의원들은 '부동산 재벌', '단순무식', '부당' 등의 단어로 표현했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의원들은 '엘리트', '명예퇴직한 경찰' 등으로 설정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드라마 내에서 당적을 가지고 나오는 인물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선한 인물로 설정돼 있지 않다"면서 "오히려 정치적 성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무소속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진보·보수 양측의 비리들을 파헤치고 풍자하는 코미디를 추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북한 선전매체가 국내 드라마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앞서 영화 '백두산'이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등을 언급하는 등 북한 또는 국내 정치와 관련된 대중 문화 작품에 논평을 해왔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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