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tvN '메모리스트' 통해 첫 장르물 도전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 役
맨몸 액션도 불사른 연기 투혼
"아역 이미지 탈피에 도움 됐어요"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에서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유승호.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처음 도전하는 장르물인 만큼 많은 걱정을 안고 시작했어요. 경찰 역할이라 맨몸 액션을 연습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도 신경 썼죠. 촬영이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해요."
배우 유승호가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를 통해 또 하나의 '인생캐'를 경신했다. '메모리스트'는 기억을 읽는 초능력 형사 동백(유승호 분)과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이세영 분)가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유승호는 극 중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 역으로 열연했다. 풍부한 감정 표현부터 박진감 넘치는 액션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그려내며 몰입도를 배가했다.

2000년 MBC 드라마 '가시고기'를 통해 데뷔한 유승호는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통해 아역티를 벗고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다.'메모리스트'는 평점 9.9점을 기록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인기 웹툰의 영상화로 화제를 모은 만큼 부담감은 없었을까. 유승호는 "당연히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했다"며 "원작 캐릭터를 놓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별점으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꼽은 유승호. 그는 "웹툰에서 동백이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굉장히 여유가 넘치는 인물"이라며 "드라마 속 동백이에게 그런 (여유로운) 모습들을 제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 중 동백이는 기억을 스캔하면서 피해자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직접 그 상황에서 연기해보니까 도저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일 수 없겠더라"라면서 "많은 피해자의 기억을 읽고 감정을 공유하는 캐릭터가 지금껏 맨정신으로 버티고 있는 게 기적이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스트' 스틸컷. /사진제공=tvN


유승호는 '메모리스트' 첫 방송 이후 때아닌 외모 지적에 시달렸다. 그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경찰 역할이라 일부러 살 많이 찌웠어요. 저도 알아요. 얼굴 살찐 거"라는 글을 남기며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찰로서 듬직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살을 찌웠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관리 안 하냐' '턱선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많이 속상했죠. 제가 노력해서 증량한 것이 아니라 관리를 못 한 것으로 보였으니까요. 제가 모니터링을 했을 때도 전에 비해 턱선이 사라지고 뚱뚱해 보이긴 했지만, 얼굴이 잘 나온 것보다는 캐릭터에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날카로운 턱선을 선보일 예정이니까 기대해주세요."MBC 드라마' 보고싶다' 이후 8년 만에 재회한 유승호와 이세영. 두 사람은 특급 케미를 발산하며 짜릿한 공조를 펼치는 등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이세영은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해 가장 잘 맞는 파트너로 유승호를 꼽았다.

유승호는 "제대로 함께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기는 물론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해줬다"며 "매일 반복되는 촬영에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기도 했고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호흡도 제일 좋았다"고 밝혔다.
유승호는 극 중 이신웅(조성하 분) 차장이 동백을 미스터리 연쇄살인마 지우개로 지목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지난달 30일 방영된 '메모리스트' 마지막 회에서는 미스터리 연쇄살인마 지우개의 정체가 밝혀졌다. 바로 방준석(안재모 분)의 비서이자 동백의 친누나 서희수(이영진 분). 그는 동백의 어린 시절을 끄집어내며 극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이에 동백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며 오열했다.

유승호는 "감정연기를 할 때 그 상황에 진짜 들어가서 이입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장면은 내가 아닌 아역이 과거 회상신을 촬영해서 그 감정을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이영진 선배님의 눈을 보면서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스트'를 통해 도전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는 유승호. 그는 "예전부터 아역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경찰 같은) 이런 직업군을 연기할 자신이 없었다"며 "뭘 해도 어려 보이고 안 어울리는 옷을 입는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생각을 많이 무너뜨렸고 주위에서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 캐릭터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굉장히 고맙고 사랑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되어 있었던 영화에서 하차하게 되었어요. 주변 이야기만 들어봐도 어떤 작품을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아 보이죠.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작품을 천천히 준비할 생각이에요."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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