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국민의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텐아시아 DB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에 이어 가수 볼빨간사춘기의 소속사가 국민의당 김근태 비례대표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룹 하이라이트 이기광의 소속사는 이미 김 후보를 고소했다. 김 후보는 21대 총선 후에도 자신이 일으킨 '사재기 가수 논란'을 불식할 수 있을까.

김 후보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케팅 회사 크레이티버가 볼빨간사춘기, 고승형, 공원소녀, 배드키즈, 송하예, 영탁, 요요미, 소향, 알리, 이기광 등의 음원 순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볼빨간사춘기의 소속사 쇼파르뮤직은 16일 김 후보가 조속한 시일 내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이슈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선거 후에 입장문을 공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쇼파르뮤직은 공식 입장을 통해 김 후보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며 답을 시원하게 듣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후보가 어떤 기준으로 '볼빨간사춘기는 순위 조작을 위한 스트리밍'이라고 했는지와 직접 판단했는지, 쇼파르뮤직과 크레이티버와의 상관 관계에 대한 근거 유무, 김 후보가 확보했다는 순위 조작 증거가 드라마 OST인지다.

또 쇼파르뮤직은 김 후보가 갖고 있다는 증거 자료 속 곡명이라도 공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당사와 소속 아티스트들은 그 누구도 음원 차트 조작과 관련히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가수 볼빨간사춘기(왼쪽), 이기광./ 텐아시아 DB


이기광의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엔터테인먼트는 13일에 김 후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어라운드어스 측 또한 "당사 아티스트와 관련하여 불법 사재기 및 음원 조작이 없었다"고 못박았다. 연매협도 다음날 입장을 내고 김 후보가 이기광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해명하고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김 후보가 음원 서비스사에 사재기를 의뢰 확인해 직접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연매협은 김 후보가 아티스트의 노력의 결과를 정치적 선전으로 이용했다고도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에 10일 서울중앙지검에 크레이티버 측을 피고발인으로 하는 고발장 '고정사회를 위한 공익수사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레이티버 외에 다른 업체에 의한 조작을 수사할 수 있는 증거들도 함께 제출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불법 조작 세력의 불공정 행태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맞섰다. 또 "이기광 씨 측이 이러한 불법 마케팅에 동의한 적이 없다면 이를 소명할 책임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고발장을 제출했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 외에 자신이 저격했던 가수들 혹은 소속사들에 대한 공식 사과는 아직 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 후보가 비례대표 4번으로 지명된 국민의당은 15일 열린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6.8%을 얻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당의 1~3번 후보들에 대해 법적 당선인 자격을 부여했다.

김 후보는 총선 전 "우리 사회의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불합리를 끊어내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 사안의 본질이 정치적 선전이 아닌 조작 세력의 불공정 행태에 있다면 지금부터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