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영화계에도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우성-전도연 주연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결국 개봉을 연기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작진은 4일 “개봉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고 있다. 안전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관객들과 약속이 돼 있는 행사와 홍보 활동 등도 축소 진행할 예정이다.‘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으로,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진경 신현빈 정가람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했다. 오는 12일 개봉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같은 날 개봉하는 ‘정직한 후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직한 후보’ 측은 아직 ‘개봉일 연기’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여러 영화들이 관객들의 대화나 쇼케이스 등의 행사를 취소 했다. 다만 개봉일까지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으로, 영화 관계자들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설 연휴 개봉해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서며 흥행하던 ‘남산의 부장들’ 관객수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당장 내일 개봉하는 ‘클로젯’도 흥행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개봉을 코 앞에 둔 영화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연기를 결정했고, 경쟁작인 ‘정직한 후보’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 관건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최근 텐아시아에 “개봉을 앞둔 영화의 경우 무대인사 등 홍보 일정을 갑작스레 취소할 경우 타격이 얼마나 올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번지는 사태를 절대 경시할 순 없지만 개봉을 연기하고 취소하기엔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극장가 1월 관객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성수기인 설 연휴 지난해보다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았지만 지난달 20일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오고,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관객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