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즈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걸까. 지난 7월 KAT-TUN의 아카니시 진이 그룹을 탈퇴한 것에 이어 10월 7일 NEWS의 야마시타 토모히사와 니시키도 료가 동시에 탈퇴 의사를 밝혔다.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솔로로, 니시키도 료는 NEWS와 병행했던 칸쟈니∞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솔로 및 그룹 외 유닛 활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쟈니즈지만 야마시타 토모히사와 니시키도 료의 동시 탈퇴는 반향이 컸다. 일본의 주요 스포츠지들은 1면에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실었고, 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는 ‘쟈니즈 위기설’을 조심스레 내놨다. 그리고 11월 쟈니즈의 신인 그룹 Sexy Zone이 데뷔했다. 평균 연령 14.4세의 5인조 유닛인 Sexy Zone은 쟈니즈 내 최연소 데뷔 그룹이다. 들썩이는 쟈니즈. 과연 무슨 바람이 불고 있는 걸까.
KAT-TUN에서 나와 솔로로 데뷔한 아카니시 진은 10월 미국에서 앨범 를 발표했다. 11월 9일에는 LA 비바 리 센터에서 데뷔 이벤트를 열었다. 그리고 같은 날 그의 데뷔 앨범은 iTunes 댄스 뮤직 부문 1위에 올랐다. 일단은 호조의 출발처럼 보인다. 새로 등장한 Sexy Zone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11월 16일 발매된 그들의 동명 싱글은 발매 첫날 5만장 넘게 팔리며 오리콘 랭킹 2위에 올랐다. 솔로로 독립한 야마시타 토모히사, 칸쟈니∞에 전속된 니시키도 료의 향후를 살펴봐야겠지만, 일단은 나쁘지 않은 변화의 결과다. 지난 9월 언론에 얼굴을 드러낸 쟈니즈 사무소의 대표 쟈니 키타카와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벌이고 싶다”고 밝혔다. 세 멤버의 탈퇴와 새 그룹의 등장. 그저 새로운 국면을 위한 계획된 전략일까. 긍정을 하기엔 최근 쟈니즈를 둘러싼 분위기가 꽤 수상쩍다.
쟈니즈, 더 이상 흥행보증수표가 아니다
는 올해 여름부터 ‘쟈니즈 제국 붕괴’란 제목의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흥행 보증 수표와도 같았던 쟈니즈 스타들의 드라마 시청률 저조, TOKIO의 최근 음반 판매 부진, 심심찮게 제기되는 멤버들의 사생활 문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기사에는 소문이나 낭설, 추측이 뒤섞여 있기도 하지만, 의 이 기획은 쟈니즈가 최근 변화하는 일본 엔터테인먼트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유효하다. 아라시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해도 AKB48이 더 많은 음반을 팔고 있고, 기무라 타쿠야가 일본의 톱스타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지만 그의 이름이 더 이상 시청률 프리미엄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에 따르면 한 레코드 관계자는 “쟈니즈가 아카니시 진의 탈퇴로 힘이 빠진 KAT-TUN, 인기 성장의 폭이 미진한 NEWS를 구조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도된 탈퇴라기보다 궁여지책의 탈퇴라는 것이다.
기사의 제목마냥 쟈니즈가 붕괴되고 있다고 말하는 건 섣부르다. 아라시를 선두로 아직도 쟈니즈의 많은 아이돌 그룹은 일본 엔터테인먼트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쟈니즈가 불안한 건 그동안 잘 맞물려 돌아가던 톱니바퀴의 어느 한 축이 어긋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5년 전까지만 해도 SMAP은 다른 쟈니즈 소속 가수들과 한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세트 출연’으로 국민 스타의 이미지를 깎지 않겠다는 소속사의 입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SMAP는 Kis-My-Ft2, Hey!Say!JUMP 등과 함께 출연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쟈니 키타가와의 안목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본의 한 방송 관계자는 “3개월 간격으로 Kis-My-Ft2, Sexy Zone 신인 그룹을 두 팀이나 데뷔시킨 것 자체가 쟈니즈의 불안을 드러내는 일이며, 그렇게 공개된 두 그룹의 면모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쟈니즈는 일본 연예계의 한 상징이다. 이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상징의 여파가 예전 같지 못한 것 역시 사실이다. 세월은 흐른다. 연예계는 변한다. 쟈니즈 사무소의 위용은 변화하는 세월을 무상하게 견뎌낼 때 지켜질 것이다. 바람 많은 쟈니즈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글. 정재혁 자유기고가
편집. 이지혜 sev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