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을 듣는 오빠들은 크게 메탈리카를 좋아하는 부류와 레드핫칠리페퍼스를 좋아하는 부류로 나뉘곤 했습니다. 전자가 더 좋은 오빠라는 걸 알면서도 대부분 따로 몰래 만나고 싶은 건 후자였죠. 세상에 음악이 저 둘 밖에 없을리 만무합니다. 두 밴드의 음악성을 논하자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레드핫칠리페퍼스에게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섹시함이 있다는 거죠. 박자에 맞춰 헤드뱅잉을 하거나 거칠게 슬램을 할 필요 없이 그저 베이스 리듬이 이끄는 대로 춤을 추면 되니까요. 기타 리프를 알아듣거나 후렴구의 가사를 기억해 내기도 전에 몸으로 먼저 반가워하게 되는 음악이니까요.
올여름 공개된 이들의 새 싱글 ‘The adventures of rain dance Maggie’의 뮤직비디오에는 각자가 원하는 대로 레드핫칠리페퍼스를 즐기는 법이 담겨 있습니다. 넋을 놓고 쳐다만 봐도, 신나게 팔을 흔들어도, 술병을 들고 어깨춤을 춰도 이들의 음악과 관객들의 움직임은 그럴듯하게 어울립니다. 그리고 앤서니 키에디스를 비롯한 멤버들은 여전히 옷을 훌러덩 벗기도 하고 보는 관중보다 더 신나는 몸짓으로 뛰어오릅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이를 먹었지만 이들은 여전합니다. 10번째 정규 앨범의 제목은 , 마지막 트랙은 ‘Dance, dance, dance’. 지금, 여기서, 함께 춤추는 밴드는 지겨워지지 않는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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