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만남은 짧고 이별은 길다. ‘1박 2일 – 시청자투어 3탄’에 출연한 참가자들은 여행의 마지막 날을 즐겼고, 또 각자의 방법으로 이별을 받아들였다. 아이들과 백지영은 서로를 안아줬고, 아이들이 편지를 건네자 백지영은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어르신들과의 이별에 성시경도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1박 2일’을 떠나는 강호동과의 이별이 있었다. 만남은 길었지만, 이별의 순간은 짧았다.
오늘의 대사: “너무 오랜만에 사람의 진심을 확인하는 순간이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 전현무
영유아 팀의 의진이는 울면서 전현무를 찾았다. 전현무는 아이를 토닥여 줬고, 아이들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던 전현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인지하지 못했던 어느 순간 갑자기 헤어짐이 실감났던 의진이 처럼 어른에게도 헤어짐은 쉽지 않은 감정이다. 전현무는 “사람의 진심을 확인하는 순간이어서”라고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주는 마음을 꾸밈없이 받아들이고,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들에게 ‘진심’이란 단어보다는 ‘마음’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 마음을 얼마큼 줘야 내가 상처받지 않을지를 먼저 생각하고 보이는 어른들의 진심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 가만히 생각해보자. 언제 상대방에게 마음을 보였는지, 그리고 보았는지.
Best & Worst
Best: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쳤던 순간을 제외한다면 출연한 연기자들이 빛났던 순간은 없었다. 그것은 다른 말로 연기자들이 한 팀의 조장으로서 최선을 다했음을 말한다. 성시경은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겨드린 후 남은 밥을 먹었고, 누군가가 병상에 계시는 어머니에게 메시지를 전하자 이승기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역대 시청자 투어 중 미션이나 눈에 보이는 활동이 가장 적었고, 그들이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를 듣지 못했지만 그 소박함이 마음으로 전해진 특집이었다. 아이의 엄마가 전현무에게 준 편지와 아이들이 백지영에게 준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은 그들만의 추억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1박 2일’의 작은 배려였다. 화려하진 않았던 ‘1박 2일’이었지만 연기자, 일반인 출연자 할 것 없이 마음으로 교감하는 순간을 볼 수 있었다.
Worst: “여러분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이것이 ‘1박 2일’에서 강호동의 마지막 멘트나 다름없었다. 국내 최초 6개월의 시한부 예능. 그러나 강호동과의 이별의 시기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시청자가 마지막 인사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이별의 순간은 볼 수 없었다. 그랬기에 강호동이 맡았던 20대 팀과 어떤 작별 인사를 나눴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 수 없다. 마지막으로 기억되는 것은 언제나 그랬듯 목청껏 ‘1박 2일’을 외치는 강호동의 모습뿐이다. 4년이라는 긴 만남을 이별의 순간으로 마무리 짓기보다는 언젠가 돌아올 날을 기약하는 것, 이것이 ‘1박 2일’식 이별방식은 아닐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이승기와 모닝콜 팬미팅 하시는 40대 어머님들. 역시 국밥보단 이승기인가.
– 동네에서 인상 좀 쓰는 언니 포스를 풍기던 엄포스가 아닌 여고생 엄태숙,
– 강호동씨, 감사했습니다. 행복하세요.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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