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온스타일 오전 9시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될 때마다 결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보고 또 보게 되는 시리즈가 몇 개 있다. 와 , 그리고 다. 그간 새벽 시간에만 재방송되어 올빼미 족 아닌 이들에게 원성을 사던 이 시리즈를 다시 아침 시간에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비록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와 대사를 주고받을 만큼 내용을 줄줄 꿰고 있더라도 가끔 못이기는 척 주저앉아 보는 것도 좋겠다. 캐리가 애인 에이단(존 코벳)과 함께 있을 때 전 애인 빅(크리스 노스)이 자동응답기에 음성을 남기고, 못 들은 척 태연한 척 하던 에이단은 전혀 상관없는 데서 사사건건 삐진 티를 내며 캐리의 속을 뒤집는데, 좋은 남자, 쪼잔한 남자, 착한 남자, 얄미운 남자가 한 인간 안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 에피소드만으로도 무려 10년 전에 방영된 이 드라마가 왜 여전히 가장 세련된 콘텐츠인지 확인할 수 있다.

KBS2 밤 8시 50분
만약 지구 전체를 통틀어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유독 핍박받는 집단을 추려낸다면 재일한국인이 빠질 리는 없을 것이다. 1956년 오사카의 빈민촌에서 태어난 현수성 역시 가난한 부모 아래서 ‘전형적으로’ 지독하게 불행했던 성장기를 보냈고 악덕 사채업, 도박장, 건설 용역회사 등 뒷골목에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런데 마치 최양일 감독의 의 등장인물로 어울릴 법한 이 거친 남자가 일본 최대의 환락가 가부키쵸에 가출소녀, 가정폭력 피해자, 빚에 쫓기는 사람들을 위한 구호센터를 세우고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뒷골목 세계의 피해자들을 맨주먹으로 구해내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현실은 언제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 주는 파일럿 프로그램 은 ‘현장, 기록, 증언’의 첫 글자에서 따온 제목이다.



QTV 밤 11시
‘붐스 백(Boom`s Back)’은 계속된다. 군 제대와 동시에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을 한 바퀴 돌며 금의환향한 붐, 어느새 ‘대세’가 되었어도 그는 고향을 잊지 않고 돌아왔다. 2009년 11월, 첫 방송 당시 이휘재와 더블 MC를 맡았지만 갑작스런 군 입대로 2회 방송분이 나간 직후 하차했던 바로 그 자리로. 물론 군대에서 아이디어를 1000개나 생각해 둔 천하의 붐이라 해도 아직은 군대 얘기를 좀 더 써먹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초소에서 밤 근무 설 때 가장 생각날 것 같은 순정녀는?”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오늘 방송에서 순정녀들은 붐에게 “휴가가 짧은데 어떻게 군화를 거꾸로 신을 수가 있는지” 등의 실용적인 질문들을 던질 예정이다. 비록 군사 기밀에 속하는 중대 사안이라 할지라도 전국의 고무신들을 위해 경솔한, 아니 진솔한 답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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