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무진(차인표)은 살생부를 무왕(최종환)에게 가져가지만, 무왕은 사택비(오연수)와 귀족세력의 군사적 대응에 위협을 느끼고 살생부를 태워버린다. 무진은 의자(노영학)와 결탁해 사택비를 납치했다는 이유로 계백(이현우)과 함께 옥에 갇힌다. 사택비는 책임을 물어 의자를 없애려고 하지만, 무진의 희생으로 의자는 살게 된다. 충격에 계백은 말을 잃게 되고, 귀양길에서 신라군의 포로로 잡혀가 신라군과 고구려군 간의 전쟁에서 공을 세운다.
오늘의 대사: “추워보입니다”-사택비
무왕과 의자, 그리고 사택비 사이의 극한 대립이 예고됐다. 무왕과 의자를 지키기 위해 무진은 자신을 희생했다. 의자가 사택비를 납치하고 살생부를 빼내는 일에 일조했다는 이유로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무진은 의자가 사택비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해하도록 한 것. 그래야 의자가 무진과 결탁해 사택비를 납치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진의 의중을 모두 꿰뚫고 있는 사택비는 무진을 희생하게 한 무왕을 찾아가 “신첩 또한 폐하께서 가장 아끼는 것을 천천히 그리고 아주 고통스럽게 부셔버릴겁니다”라고 말한다. 정인이라 생각했던 사람의 죽음은 사택비가 누군가에게 나눠줄 정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사택비는 죽은 무진을 꽃배에 태워 보내면서 마음이란 것을 가졌던 금영을 함께 떠나보냈다. 사택비에게 남은 것은 사사로운 마음 대신 백제 순혈주의라는 명분뿐이다. 무엇도 잃지 않을 수 있는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사택비는 무엇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Best & Worst
Best: 어린 계백에서 성인 계백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또 다른 성장 드라마를 예고했다. 아버지가 의자의 칼에 찔리는 것을 지켜본 어린 계백은 충격을 받고 정신을 잃는다. 계백은 무왕과 의자를 지키고자 충성을 다했던 아버지가 결국 왕자의 칼에 찔려 죽는 것을 보았던 것. 아버지 스스로 선택한 희생이었음을 알 리 없는 계백은 충격에 말을 잃게 되고, 귀양길에서 신라군의 포로로 잡혀간다. 계백이 신라군에서 ‘139번 이리’란 이름이 되고, 전투를 위한 인간병기로 살아가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티 없이 밝은 계백이 어두움만 남은 성인 계백으로 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계백과 김유신(박성웅)이 운명적으로 만나고, 계백의 용맹함을 처음으로 알아본 사람이 김유신이라는 설정도 흥미를 유발한다. 계백이 장군으로 점차 성장하는 과정이 적국인 신라에서 펼쳐지고, 계백의 마지막이 될 황산벌 전투에서 있을 이들의 만남이 단지 적과 적의 만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Worst : 7회를 끝으로 이현우, 노영학, 박은빈 등 아역 연기자들을 볼 수 없다는 점이 Worst. 특히 의자를 연기한 노영학은 의자의 복잡한 감정선을 잘 표현했다. 의자는 어머니인 선화황후가 죽는 것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고, 자신이 살기 위해 무진을 제 손으로 죽여야 했다. 복수심에 불타면서도 그것을 감추기 위한 바보 행세를 하며 모두를 속여야 하는 양면성 또한 잘 표현해 냈다. 또한 은고를 연기한 박은빈은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 그리고 계백과 의자에 대한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 강인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는 왜 은고가 의자와 계백이 모두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이현우가 이서진으로, 노영학이 조재현으로, 박은빈이 송지효로 모두 성장했지만, 당분간 아역 연기자의 잔상으로 성인 연기자에게 몰입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말을 잃은 계백, 아니 139번 이리의 방언은 언제쯤 터질 것인가.
– 무진을 연기한 차인표가 특별출연이라니.. 앞으로 회상 장면에서 종종 만납시다.
– 어린 계백이 무진에게 “사랑합니다”하는데 대답할 뻔.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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