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무진(차인표)은 무왕(최종환)에게 사택 가문의 비밀이 담긴 살생부를 넘겨주고 혼절한다. 무왕은 살생부를 손에 쥐나 사태는 사택비의 의중에서 한 치의 빗나감도 없게 되고, 귀족들은 사택 가문의 편에 서 무왕의 호출에 응하지 않는다. 무왕은 국경을 지키는 군사 대신 의직 장군(최재호)과 은상 장군(김동희)을 부르나 사택비 또한 귀족을 모아 이에 대항하려 한다.
오늘의 대사 : “무정이 상책입니다” – 은고
사택비에게 대항하는 상소를 올리다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사택비에게 접근할 만큼 은고(박은빈)는 차갑고 냉정한 지략가이자 정치가의 일면을 지녔다. 이러한 은고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양모 을녀(김혜선)의 죽음 앞에 “황후폐하가 처자식보다 중요하진 않잖아!”라고 절규하는 계백일 것이다. 어쩌면 은고도, 의자(노영학)도 무왕이 그렇듯 사택비와 같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무진이 충절 하나밖에 모르는 ‘세상에 없는 바보 같은 사람’이라면 계백은 은고에게는 사사건건 정에 이끌리는 ‘세상에 없는 바보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은고는 사택비가 무진에게 이끌렸듯 계백에게 이끌린다. 의자와 은고, 계백의 관계는 무왕과 무진, 사택비의 관계의 또 다른 변형이다. 그래서 은고의 성장 방향은 사택비가 무왕과 무진의 운명을 바꿨듯 의자와 계백의 운명 또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은고는 아직 사택비처럼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차가운 눈빛을 완전히 갖추지는 못했다. 은고는 의자에게 “정이란 일의 낭패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정이 상책입니다”라고 말한 직후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무진의 이름을 듣자마자 눈빛이 흔들리고, 사경을 헤메는 아버지 앞에서 오열하는 계백을 안고 위로한다. 은고는 과연 어떻게 성장할까.
Best&Worst
Best : 사택비는 백제를 쥐고 흔드는 여걸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무력한 무왕과의 관계 때문에 의 ‘미실’의 그림자를 벗을 수 없었다. 또한 황후의 몸으로써 과거 정인이었던 무진에 대한 집착은 사택비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5화에서 무진과 사택비의 과거 회상씬이 소개되고, 6화에서 “왜 그리 나에게 집착하는 겁니까”라고 묻는 무진의 대답에 사택비는 흔들리는 눈빛과 함께 “바보 같아서, 내 곁에 있는 모두가 나 같은 사람 뿐이라 세상에 없는 당신 같은 바보가 내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짙게 그린 아이라인과 함께 괴이하게만 보였던 사택비가 인간의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Worst : 아무리 무력한 왕이라고 하나 무왕은 사택비의 손바닥 안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놀고 있다. 사택 가문을 몰아세울 수 있는 명분을 손에 쥐게 됐다 해도 병권도, 귀족 세력의 지지도 갖지 못한 무왕이 국경지대의 군사라 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은 황도에서 대놓고 군사시위를 계획하는 사택비에 비해 지나치게 순진하기 이를 데 없다. 이미 두 명의 황제를 시해한 사택 가문이 자신 또한 시해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이 정도면 무력한게 아니라 무능력이 하늘을 찌르는 수준이다. 무왕이 어느 정도의 정치적 경륜과 지략을 보여줘야 사택비도, 극의 긴장감도 살아날 수 있다. 지금 무왕이 보여주는 무능력은 시청자의 가슴을 한없이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이젠 아역 연기자들만 나오는 아역 성장 사극 드라마가 나올 때가 됐다.
– 계백은 여태까지 아버지랑 목욕 한번 같이 한적 없더란 말이냐.
– 무진은 훈훈하긴 하지만, 한 팔을 잃은 천하무적 순정 마초 무사는 김광택도, 무진도 아닌 의 양과가 최고라 주장하는 1인.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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