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토-일 SBS 밤 9시 50분
지랄 맞은 삶이었다. “계약직으로 들어와서 정규직이 된 케이스”라 상사에게 “간 쓸개 다 빼주고”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만들고 싶어 “안 쓰고 안 먹고 안 사면”서 서른넷까지 참고 참아왔지만 연재(김선아)에게 남은 건 담낭암 판정과 6개월의 시간이다. 첫 회는 그토록 지랄 맞고 궁상맞은 연재의 직장 생활을 조금은 불편할 정도로 집요하게 비춰준다. 고추장을 들고 오다 100인분 비빔밥에 철푸덕 넘어지고, 수행한 VIP의 반지가 없어져 도둑 누명을 쓰는 장면은 놀라울 정도로 안일하지만 “너 같은 것들 때문에 새파랗게 어리고 학벌 빵빵한 스물다섯짜리가 백수로 놀고 있는 거야!”라는 부장의 독설은 조직 안에서 자행되는 인간에 대한 무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시청자 역시 더는 참기 어려운 순간, 연재는 사표를 부장의 얼굴에 던지며 외친다. “이 개자식아!”
다시 말해 무리할 정도의 우연이 남발되며 연재를 궁지에 몬 첫 회는 그 이후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봉사한다. 사표를 던지고, 자신에게 모욕을 준 세경(서효림)의 따귀를 때리고, 모아둔 돈을 꺼내 휴양지로 떠나는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단 2회 만에 연재는 참고 사는 수많은 연재‘들’의 대변인이자 영웅이 된다. 하지만 연재를 괴롭히던 수많은 부조리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단지 그곳에서 떠났을 뿐이다. 노지설 작가의 전작 의 연우(김소연)는 상급자의 의료사고를 발설해 타의로, 의 연재는 자기 삶에 대한 회의 때문에 자의로 떠난다는 차이가 있지만 두 경우 모두 곪은 조직과 순수한 개인을 분리시키는 방법으로 주인공에게 두 번째 인생을 선사한다. 이것은 계급과 서열과 편견이 존재하는 혼탁한 관계망 너머에 인간 대 인간의 순수한 소통이 가능한 세계가 있다는 걸 전제한다는 점에서 판타지다. 인간적인 삶이란 그 혼탁한 세계에서 싸워가며 확보할 수 있는 것이지, 무균질의 세계에서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는 태릉선수촌이라는 역시 녹록치 않은 조건을 받아들이며 단순한 판타지를 극복할 수 있었다. 과연 모든 관계를 털고 오키나와에 온 연재는 어떻게 세상의 수많은 연재‘들’이 공감할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글. 위근우 기자 eight@
지랄 맞은 삶이었다. “계약직으로 들어와서 정규직이 된 케이스”라 상사에게 “간 쓸개 다 빼주고”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만들고 싶어 “안 쓰고 안 먹고 안 사면”서 서른넷까지 참고 참아왔지만 연재(김선아)에게 남은 건 담낭암 판정과 6개월의 시간이다. 첫 회는 그토록 지랄 맞고 궁상맞은 연재의 직장 생활을 조금은 불편할 정도로 집요하게 비춰준다. 고추장을 들고 오다 100인분 비빔밥에 철푸덕 넘어지고, 수행한 VIP의 반지가 없어져 도둑 누명을 쓰는 장면은 놀라울 정도로 안일하지만 “너 같은 것들 때문에 새파랗게 어리고 학벌 빵빵한 스물다섯짜리가 백수로 놀고 있는 거야!”라는 부장의 독설은 조직 안에서 자행되는 인간에 대한 무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시청자 역시 더는 참기 어려운 순간, 연재는 사표를 부장의 얼굴에 던지며 외친다. “이 개자식아!”
다시 말해 무리할 정도의 우연이 남발되며 연재를 궁지에 몬 첫 회는 그 이후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봉사한다. 사표를 던지고, 자신에게 모욕을 준 세경(서효림)의 따귀를 때리고, 모아둔 돈을 꺼내 휴양지로 떠나는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단 2회 만에 연재는 참고 사는 수많은 연재‘들’의 대변인이자 영웅이 된다. 하지만 연재를 괴롭히던 수많은 부조리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단지 그곳에서 떠났을 뿐이다. 노지설 작가의 전작 의 연우(김소연)는 상급자의 의료사고를 발설해 타의로, 의 연재는 자기 삶에 대한 회의 때문에 자의로 떠난다는 차이가 있지만 두 경우 모두 곪은 조직과 순수한 개인을 분리시키는 방법으로 주인공에게 두 번째 인생을 선사한다. 이것은 계급과 서열과 편견이 존재하는 혼탁한 관계망 너머에 인간 대 인간의 순수한 소통이 가능한 세계가 있다는 걸 전제한다는 점에서 판타지다. 인간적인 삶이란 그 혼탁한 세계에서 싸워가며 확보할 수 있는 것이지, 무균질의 세계에서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는 태릉선수촌이라는 역시 녹록치 않은 조건을 받아들이며 단순한 판타지를 극복할 수 있었다. 과연 모든 관계를 털고 오키나와에 온 연재는 어떻게 세상의 수많은 연재‘들’이 공감할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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