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코미디TV 오후 11시 30분
손을 쓰지 않고 종이를 옮기기 위해 출연자는 엉덩이 근육의 힘으로 명함을 들어 올리고, 누군가는 이것을 인중으로 받아낸다. 그리고 이 미션을 성공하면 출연자는 자신이 원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피임 관련 수술이다. 코미디 TV 에는 성역이 없다. 웃기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은 더럽거나 야한 소재를 거침없이 차용한다. 덕분에 심의 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지만 벌써 5번째 시즌을 이어오면서 여전히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는 것 역시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슈 메이킹이나 공익적인 의미부여를 떠나, 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순수한 웃음일 뿐이다.
그러나 욕설과 선정적인 단어들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방송의 부분일 뿐, 자극적인 표현들을 가리고 본 는 그 자체로 상당히 진화된 리얼버라이어티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회에 결정된 선물을 지급하기 위해 인형뽑기를 동원하는 제작진의 근성과, 이 과정을 자연스러운 즉흥 상황극으로 이어가는 출연자들의 내공은 공중파의 주요 리얼 버라이어티 못지 않다. 여기에 더해 아기와 아기아빠 사이를 오가는 홍인규와 ‘짤짤이’ 앞에서도 겜블러의 면모를 발휘하는 김준호의 캐릭터는 KBS 와 버라이어티의 자연스러운 융화를 보여준다. 가위바위보에 불과한 승부를 ‘노 컷’ 영상으로 보여주면서도 개그와 드라마를 모두 놓치지 않는 것은 제작진이 이처럼 상황과 인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이 방송은 폭력적이며 가학적이다. 케이블 방송이기에 가능한 과감한 표현들이 누군가에게는 ‘플레져’보다 더 큰 ‘길티’를 느끼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섯 명의 개그맨들은 서로의 따귀를 때리고 약점을 놀리다가도 문득 분위기가 경직되면 “진짜가 나타났다!”를 외치며 이것이 실제가 아닌 연기임을 끊임없이 환기 시킨다. 그 가짜의 세계를 인정하는 순간, 이 프로그램은 남다른 밀도의 웃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그 웃음은 더할 나위 없이 리얼하며 버라이어티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농익은 방송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면, 정말로 기가 막힐 뻔 했다.
글. 윤희성 nine@
손을 쓰지 않고 종이를 옮기기 위해 출연자는 엉덩이 근육의 힘으로 명함을 들어 올리고, 누군가는 이것을 인중으로 받아낸다. 그리고 이 미션을 성공하면 출연자는 자신이 원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피임 관련 수술이다. 코미디 TV 에는 성역이 없다. 웃기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은 더럽거나 야한 소재를 거침없이 차용한다. 덕분에 심의 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지만 벌써 5번째 시즌을 이어오면서 여전히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는 것 역시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슈 메이킹이나 공익적인 의미부여를 떠나, 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순수한 웃음일 뿐이다.
그러나 욕설과 선정적인 단어들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방송의 부분일 뿐, 자극적인 표현들을 가리고 본 는 그 자체로 상당히 진화된 리얼버라이어티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회에 결정된 선물을 지급하기 위해 인형뽑기를 동원하는 제작진의 근성과, 이 과정을 자연스러운 즉흥 상황극으로 이어가는 출연자들의 내공은 공중파의 주요 리얼 버라이어티 못지 않다. 여기에 더해 아기와 아기아빠 사이를 오가는 홍인규와 ‘짤짤이’ 앞에서도 겜블러의 면모를 발휘하는 김준호의 캐릭터는 KBS 와 버라이어티의 자연스러운 융화를 보여준다. 가위바위보에 불과한 승부를 ‘노 컷’ 영상으로 보여주면서도 개그와 드라마를 모두 놓치지 않는 것은 제작진이 이처럼 상황과 인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이 방송은 폭력적이며 가학적이다. 케이블 방송이기에 가능한 과감한 표현들이 누군가에게는 ‘플레져’보다 더 큰 ‘길티’를 느끼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섯 명의 개그맨들은 서로의 따귀를 때리고 약점을 놀리다가도 문득 분위기가 경직되면 “진짜가 나타났다!”를 외치며 이것이 실제가 아닌 연기임을 끊임없이 환기 시킨다. 그 가짜의 세계를 인정하는 순간, 이 프로그램은 남다른 밀도의 웃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그 웃음은 더할 나위 없이 리얼하며 버라이어티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농익은 방송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면, 정말로 기가 막힐 뻔 했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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