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2부 제목은 ‘그것만이 내 세상’. 국악과 이규원(박신혜)과 실용음악과 이신(정용화)은 ‘내 세상’이 최고라며 맞붙는다. 연주 배틀에서 진 사람은 한 달간 노예가 된다. 명창 이동진(신구) 선생은 손녀 규원에게 지옥훈련을 시킨다. 승리는 이신의 것. 규원은 이제 한 달간 이신의 노예다. 브로드웨이에서 금의환양한 김석현(송창의)은 개교 100주년 기념 공연 연출을 맡기로 한다. 무용과 교수이자 석현의 전 여자친구였던 정윤수(소이현)는 안무를 맡을 예정이었다.


오늘의 대사 : “나쁜 새끼” – 김석현
이건 도대체 무슨 욕인가. 한때 여자친구였던 윤수에게 석현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내뱉는다. 석현과 윤수는 대학시절 학교의 베스트 커플이었다. 윤수가 뉴욕 재즈 무용단에 발탁돼 석현을 버릴 때까지는 그랬다. 윤수는 발목 부상을 당했고 이제 교수로 제자를 가르치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창작극을 올리고 돌아온 석현은 학교 공연을 연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석현은 연습 중이던 윤수를 만나 “넌 안무 맡을 실력 안돼. 춤 잘 춘다고 안무도 잘하는 거 아냐. 동정받고 싶지 않으면 이쯤에서 그만둬”라고 쏘아붙인다. 윤수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곤 하지만, “어떻게 같이 공연하냐”고 소리를 버럭 지를 땐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건지 헷갈린다. “동정받는 처지에 그것까지 고민해야 돼”라고 말한 뒤 나가려는 윤수의 팔을 잡은 석현. 잠시의 침묵. 그리고 욕. 사랑의 뒷끝은 이렇게 길다.


Best&Worst
Best : 가야금 규원과 기타 이신의 대결. 연주 배틀이라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이다. 청중평가단도 있다.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렇게 드라마를 잠식한다. 두 캐릭터가 갑자기 연주 배틀을 하자며 눈싸움을 하게 되는 과정이나, 주위 인물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주 배틀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어색하기 짝이 없지만 예능과 하이퍼링크된 이 장면은 드라마가 공략하고자 하는 시청자 층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극중 설정으로 어차피 두 명 다 아마추어이니 연주 실력이 대단히 중요하지는 않다. 퓨전 국악과 하드록의 대결이라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했다. 캐릭터 설정상 의 두 주인공을 조금 연상시키긴 하지만, 재수 없고 침울한 남자와 착하고 발랄한 여자가 어떻게 사랑을 이뤄나갈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Worst : 미션은 연주 배틀, 벌칙은 노예 계약. 가야금 줄이 끊어져 연주 배틀에서 패배한 규원은 한 달의 노예 기간을 시작한다. 주인님의 첫 번째 지령은 교양 수업 대리 출석이다. 비싼 등록금 내고 수업을 빼먹는 이신을 대신해 규원은 자리에 앉지만 어색한 남자 목소리는 금방 들키고 만다. 대단히 신선하고 자극적인 지시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첫 시도치곤 심심하고 시시하다. 극적인 역할을 해내는 부분이 크지 않다. 2부의 끝부분에 등장한 이 장면은 가 풋풋한 청춘의 로맨틱 코미디도 아니고 감성적인 멜로드라마도 아닌 애매한 지점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수신호와 같다.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노예계약은 어느 선까지 유효한 걸까.
– 역시 뒷담화 엿듣기는 화장실이 최고.
– 거식증의 희주(우리)와 식탐의 준희(강민혁), 환상의 커플이 되겠네.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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