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02501554356120_1.jpg" width="250" height="166" /> 1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선생님들은 왕따가 없어지면 문제가 해결되는 줄 알아?”라는 질문에 한 번, 현재 왕따를 당하고 있는 세진(조정은)이 알고 보니 과거에 친구 유민(김보라)을 왕따 시킨 가해자였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뚜렷한 대립구도를 설정해놓고 화해 혹은 처벌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전형적인 학교 드라마의 구조와 달리, 은 특정 인물을 가해자나 피해자로 단정 짓는 대신 왕따가 생겨난 이유 자체에 집중한다. 그래서 “내가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왕따 시키는” 교실에는 영원한 피해자도, 가해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 유민을 괴롭혔던 행동은 세진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왔고, 이후 유민은 더 심한 놀림감이 되기 싫어 세진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으며, 현재 명백한 가해자로 지목되는 예빈(주다영) 역시 과거 세진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적이 있음을 암시한다.

심지어 넘치는 의욕으로 제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정의로운 교사 주희(김정화)마저 한 때는 친구 아영(경수진)을 외면했던 비겁한 방관자였다. 드라마 중반부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등장하고 서로 다른 입장들이 부딪히는 다소 어수선한 구성, 자신을 옥죄는 현실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택한 세진과 여전히 과거의 상처에 갇혀 사는 아영의 몸부림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방식은 그만큼 왕따가 “먼저 손 내밀면 끝”인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게 은 답답하고 화날 만큼 모든 문제를 껴안고 가되 그 누구도 섣불리 비난하지 않는다. 비록 2부작이지만, 깊이 고민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한 학교 드라마의 등장이 참으로 고맙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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