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금 오전 8시 30분
에서 수빈(윤지민)은 돈 때문에 지환(이재황)과 결혼했고, 태양(전진서)이 친손자가 아님을 알게 된 마 회장(송옥숙)이 가장 먼저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수빈이 양육비 격으로 받은 레스토랑이다. 자본의 중심에 있는 마 회장에게는 자신이 소유한 돈을 유지하기 위한 확실한 유산 상속자가 필요하고, 사적인 욕망을 제거 당한 유산 상속자인 지환에게는 자본의 안전한 지속이라는 사명을 위한 정략결혼이 결정된다. 명한(박혁권)과 진주(윤해영)의 갈등은 명한이 실직자가 되면서 시작되고, 명한의 어머니가 사기로 잃은 돈은 그 갈등을 증폭시킨다. 돈은 재벌이든, 빚을 졌든 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가장 세속적인 형태로 결속시키는 매개체이다.

다른 인물들이 빚이나 유산의 형태로 전 세대의 자본을 상속받는 동안, 고아로 자란 진주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즐거울 때 마실 술” 한 병이다. 실직한 남편과 빚을 진 시어머니를 포용해온 진주가 화를 낸 것은 자신의 가족이 부정당한 순간이었다. 진주에게는 즐거운 순간 함께 술잔을 나눠왔고, 또 앞으로도 즐거운 순간을 함께할 사람과의 관계가 돈보다 값지다. 진주는 현실의 굴레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본의 유혹 속에서 굳건하다. 명한은 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의 소유자인 수빈에게 매력을 느끼고, 명한의 무능력은 앞으로 진주가 재벌 2세인 지환과의 관계에서 마주할 유혹의 명분이 될 것이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 목격하는 생활의 때가 묻지 않은 자본은 언제나 매력적이고, 는 돈에 휩쓸리지 않는 주인공을 내세웠다. 복수나 성공에 대한 욕망 대신 관계에 대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과연 는 이 주인공의 가치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까.

글. 김지예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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