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아무도 기대를 안 했어요.” 호야 자신뿐 아니라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데뷔 후 줄곧 인피니트의 랩과 댄스 담당 멤버로 살아온 호야가 연기를 하고, 또 이렇게 잘해낼 줄은. 결국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tvN 속 준희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던 건, 온통 그의 눈빛과 마음으로 갈아입은 호야 덕분이었다. 첫 연기 도전이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역할에 풍덩 빠져들었다. “준희가 윤제(서인국)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때, 윤제가 “장난치지 마라”고 하면서 준희를 때리잖아요. 원래는 그렇게 대충 끝나는 건데 “진짜 니다”라고 말하는 걸 애드리브로 한 번 더 넣었어요. 그러면 준희의 마음이 좀 더 애틋하게 보여서 슬플 것 같았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호야가 자신의 얼굴을 지우고 준희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무대 위의 그에게도 더 큰 함성을 보냈다. “제 파트가 나올 때 환호성이 좀 달라졌어요.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드라마에서 준희가 불쌍하게 나오니까 위로하듯 환호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재미있고 신나더라고요. (웃음)” 그로 인한 가장 큰 수확은 스스로 더 당당해졌다는 것이다. “자신감은 확실히 생긴 것 같아요. 이제는 카메라가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아요. 예전엔 2년을 활동했어도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었거든요.”

노래와 춤밖에 몰랐던 청년은 연기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한 뼘 더 발견했지만, 쉽게 들뜨지 않는다. 연기에 대한 호기심을 성급히 불태우기보다 자신의 본래 자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야 할 때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생 “노래하고 춤”추길 원한다고 고백한 그의 최우선순위는 늘 인피니트다. “인피니트가 첫 번째예요. 성규 형이 “Mnet ‘인피니트의 서열왕’(이하 ‘서열왕’)이 중요하냐, 이 중요하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거든요. 저는 망설임 없이 ‘서열왕’이 중요하다고 답했어요. 인피니트의 이름을 걸고 하는 거였으니까요.” 진지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살짝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인다. “그런데 쪽에서 물어봤으면 대답이 또 달라졌겠죠? (웃음)” 단 한 순간도 웃음을 거둘 수 없었던 호야와의 인터뷰는 오는 21일 발행되는 10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예사롭지 않은 그의 눈빛이 담긴 화보와 함께.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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