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MBC 밤 11시 15분
의 특기였던 기획 섭외는 의외의 조합으로도 높은 상성을 이끌어내는 비기인 동시에, 기획의 정교함이 무뎌지면 쇼도 덩달아 느슨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 양날의 칼이었다. 신정수 PD가 자리를 비운 최근 1년 6개월간 의 실적을 보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경우가 더 많았고, 쇼의 기초 체력도 바닥을 쳤다. 옛 영화의 회복 이전에 일단 생존이 급한 상황, 개편을 맞은 에는 정교함을 요하는 기획 섭외는 없다. ‘남자들의 진솔한 수다’를 표방한 ‘트루맨쇼’와, 뮤지션과 그 팬들을 초대해 꾸미는 ‘방바닥 콘서트 보고 싶다’ 두 코너 다 ‘수컷의 본심’과 ‘특정 뮤지션에 대한 팬심과 추억공유’라는 강한 공감 키워드를 내세운다. 쇼의 초점을 “대화의 주제가 무엇인가”에서 “대화의 주체가 누구인가”로 옮겨 더 쉽고 빠른 공감 형성을 노린 것이다. 익숙한 제목 앞에 붙은 ‘공감토크쇼’라는 낯선 부제는 이런 변화를 함축한다.

‘세시봉’ 특집으로 음악과 토크의 시너지를 체험한 가 ‘보고 싶다’를 신설한 것은 윤종신의 말처럼 “제자리를 잡는” 무난한 선택이지만, 최초 19금 코너 ‘트루맨쇼’는 눈에 띄는 변화다. 기존 가 가족 모두가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쇼였다면, 토크의 주체와 주 타겟을 ‘성인 남성’에 맞춘 ‘트루맨쇼’는 일단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김응수와 권오중, 박재범의 조합과 토크 상성은 예상 외로 좋았고, 안방마님 김원희가 안전핀 역할을 하긴 하지만 코너 특성 상 남성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발언들은 호불호가 갈릴 여지를 남긴다. 공들인 기획으로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던 의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존 포맷을 개선하지도,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못한 채 우물대던 것에 비하면 이런 과감한 체질개선 시도는 고무적이다. 다른 걸 떠나 당장 다음 주 방송이 궁금해지는 게 대체 얼마 만인가.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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