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수영의 ‘쑨환’
그래요, 저랑 쑨양 좀 친해요. 남자끼리 잘 지낸다고 뭐라 뭐라 하는데 그러지 마세요. 사실 처음엔 어색하긴 했죠. 경쟁자가 뭐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자꾸 쑨양이 저를 계속 견제한다고 하고 쫓아오는데 솔직히 신경 쓰이고 그랬어요. 왜 자꾸 절 여자처럼 보고 제가 하는 거 다 따라 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언제가 부터 알게 됐어요. 그게 절 무조건 꺾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정말 절 조..존…존경해서 따라 한 거라는 걸요. 역시 좋아하면 닮고 싶어 하는 게 우정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뭐, 그때부터 솔직히 좀 궁금해졌던 거 뿐이에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 그냥 쑨양이 저하고만 어깨동무하고 키도 적당하게 15cm 차이 나고 똑같은 수영복 입고 똑같이 헤드폰 끼고 다니고 꽃 던지라고 하니까 잘 던지고… 또 뭐, 인터뷰하다가 서로 웃으면서 악수하고 뭐… 부모님끼리 서로 인사하고 그게 다에요! 뭐 그런 건 다른 선수들도 다 하는 거잖아요? 저흰 그냥 100분의 1초까지 똑같이 나오는 정도인 걸요.
MBC 의 ‘민혁’
그래요, 저희 좀 특별한 사제 지간입니더. 남자끼리 잘 지낸다고 뭐라 뭐라 하는데 그라지 마이소. 꼴에 의산데 기도 삽관도 못하는 이민우(이선균)한테 나 최인혁(이성민)이 “사망선고 해달라고 데려온 거냐”고 머라 캤으니 첫 만남부터 강렬하지 않았겠습니꺼. 그 이후엔 특별한 거 없습니더. 날아오는 피 피하지 말고 나한테 관심 가질 시간에 환자 한 번 더 보라고 소리 지른 거 밖에 없어요. 그쯤 되면 절 슬슬 피할 줄 알았는데 질문도 넙죽넙죽 잘 하고 눈썰미도 좋고 뭐, 내 걱정도 하길래 신경 좀 썼어요. 사진 찍으라고 어깨 내주고 하도 유치원생처럼 구는 게 좀 불쌍해서 신슨생한테 잘 봐달라고 부탁 한마디 한 적은 있습니더. 그게 뭐가 특…특별합니꺼? 아, 병원 그만두는데 이민우가 자꾸 따라올 때 나도 무슨 정신으로 “나하고 뭐 연애 하냐”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른 병원 가면 따라온다고 해서, 나도 좀 놀라긴 했어요. 그…그래도 그건 그렇게 특별한 거 아니지 않아요? 이래 봬도 난 머릿속에 중증 외상 환자밖에 없는 의사예요. 뭐, 가끔 당구 치고 낚시는 합니더. 그러니까 우리 자꾸 닮아간다고 하지 마이소.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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