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KBS 의 방이숙(조윤희)이 안쓰러웠다. 오빠가 없어진 날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줘도 눈치 채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답답한 수준을 넘어 화가 날 지경이다. 생전 챙겨주지 않던 직원들 생일을 챙겨주는 것도 이상한데 “상반기 대표”라는 수상한 핑계를 대며 이숙에게만 목걸이 선물을 하는 점장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직원 태영(김형진)까지 천재용(이희준)의 마음을 눈치채고 ‘인간 오작교’를 자처한 마당에 당사자인 이숙은 심하게 해맑은 표정으로 꼬박꼬박 점장님 대접을 해주고 있다. 눈치도 없고 센스도 없는 ‘곰팅이’ 이숙이 어느 인터넷 게시판의 ‘직장여성의 애환’ 코너에 올려놓은 고민상담 글을 가 발견했다. 장군이(곽동연)를 가르치는 세광(강민혁)의 마음으로 이숙의 등짝을 때…리진 말고 넓은 아량으로 솔루션을 내려주길 바란다.

서른 살 여자입니다. 이런 고민 글 올리는 건 처음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점장님이 왜 화가 나신지 몰라서요. 어제 밤에 제가 일하는 레스토랑 점장님과 카톡을 했는데, 갑자기 곰인형 얘기에 막 화를 내시면서 먼저 주무시겠다고 하시는 거에요. 아무래도 제가 곰인형 살 때 안 눌러보고 골라서 그런 것 같아요. 밑에 카톡 캡쳐한 거 한 번 봐주세요. 이러다 세 번째 경고 받으면 저 레스토랑 잘리는데 어쩌죠?





글. 이가온 thir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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