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화 밤 11시 15분
토크 배틀을 표방하는 은 일견 게스트들의 개인플레이를 통한 경쟁을 부추기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제 의 게스트 활용은 상호적이며, 유기적인 팀플레이에 가깝다. 김빈우의 연애사에 연애박사 장동민의 평가가 첨가되거나, 이기우의 아버지에 대한 토크에 한혜린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덧붙는 식이다. 이는 분배된 분량만큼의 부담만을 지게 한다는 점에서 혼자서는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낼 수 없는 게스트들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한다. 이때 MC들은 게스트들의 토크를 분배하고, 방향을 정해주며, 강조점을 찍는다. 이러한 준비된 유기성과 꽉 짜인 구조는 분명 의 장점이며, 많은 수의 게스트들의 토크를 정리하고 연결시켜 하나의 잘 만들어진 토크쇼의 형태를 갖추게 한다. 이미 3년째에 이른 은 완성형 토크쇼인 것이다.

그러나 모든 완성된 형태의 틀이 그러하듯 의 안전하고 익숙한 구성은 식상하거나 작위적이 되기 쉽다는 한계를 동반한다. 김빈우의 연애사나 한혜린의 첫사랑과 같은 무난한 이야기로 출발한 은 김부선, 이기우, 한혜린의 슬프고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를 연달아 보여준다. 끝으로 자동차와 연관된 유인영의 토크와 김도균의 음악 이야기와 같은 비교적 중립적인 에피소드가 배치된다. 이 같은 서사의 흐름은 이미 수없이 보아온 형태를 답습한다. 말초적인 사진과 영상이 자료로 제공되는 코너들은 재미보다는 홍보성이 짙어 보이고, 패널들의 분장이나 미약한 발언들은 반복되는 구성의 양념이 되기보다 이미 보아온 장면의 연속처럼 인식된다. 은 여전히 재미있고, 관심을 끈다. 그러나 게스트들의 폭탄 발언이 예상 가능한 “시한폭탄”이 될 때, 그것은 순간적으로 이목을 끌 뿐 화제성을 띠지 못하고 휘발된다. 기대만큼 재밌고 무난한, 양질의 자기 복제가 보장하는 즐거움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글. 김지예(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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