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MTV 밤 11시 30분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출연하는 아이돌의 매력에만 기대서 유지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재미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아이돌의 팬들에게만 소구할 수 있는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카메라로 아이돌들의 면면을 그대로 관찰하는 것보다, 일종의 상황극을 끌어들여 그 속에서 캐릭터쇼와 리얼리티를 버무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여동생 돌보기’라는 설정을 이용했던 Mnet 나 ‘지구 정복을 위해 아이돌로 변신한 외계인’이라는 콘셉트로 방송되고 있는 SBS MTV 가 좋은 예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인일수록 방향성이 뚜렷한 포맷이 전제돼야 하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은 영리한 기획이다. 신인이라는 위치와 매니지먼트사에서 독립해 나와 스스로를 홍보하며 ‘자립형 아이돌’로 거듭나야 한다는 설정은 꼭 맞아 떨어진다. 이름을 널리 알리기란 신인들에게 늘 주어지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첫 회에서 레드애플이 자체적으로 대표를 뽑는 과정을 보여주며 캐릭터 소개에 집중했다면, 어제의 방송은 홍보방안을 찾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 집중했다. 인지도를 얻기 위해 공연을 기획하고, 행사의 고수 박현빈을 찾아가 노하우를 배워보는 시간은 재미있었을 뿐더러 신인 아이돌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최종 목표를 ‘유료 콘서트’로 잡고 “언젠가 콘서트를 열면 저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음악을 들으러 오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 상황극은 성공적인 리얼리티쇼로 안착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레드애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