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MBC 토-일 밤 9시 50분
한국 최고의 한식집 ‘아리랑’의 경연은 화려하게 펼쳐졌지만 상상치도 못했던 비극으로 끝났다. 열등감에 휩싸여 술수까지 부렸음에도 패배한 백설희(김보연)는 아들마저 잃었고, 성도희(전인화)는 경연에서 이겨 명장의 칭호를 얻었지만 불륜을 저지른 남편의 이혼 선고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해, 자살, 실종, 기억상실과 이로 인해 바뀌게 된 자녀들의 운명까지, 은 한 두 개만 있어도 막장이라고 불릴 만 한 소재를 모두 가져와 그것을 단 한 회에 몰아넣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2화도 다르지 않다. 훌쩍 12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뒤 설희는 과거의 경연 문제를 다시 가지고 돌아오고, 바뀐 운명의 아이들 역시 다시 만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 사이에 한 아이에게는 엄마에게서 이어받은 타고난 미각을, 다른 아이에게는 운명을 제 것으로 만들려는 오기와 노력을 심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니까 은 소재의 자극성에 더해 이야기 전개 속도까지 최대치로 올린, 신형 부스터를 단 주말드라마다. 첫 장면에서부터 대비시켰던 선명한 경쟁 구도는 대를 이어 전개되고, 운명의 장난 앞에 서 있는 두 여자의 성격과 능력은 전형적이다. 하지만 은 이야기의 개연성을 따지거나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생각할 여유를 일체 주지 않고 사건을 전개시킨다. 나중을 위해 숨겨두었을 거라고 믿었던 패는 족족 드러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소위 막장적인 요소가 드라마에 당연히 첨가되고 있는 지금, 드라마라는 요리는 얼마나 자극적이고 얼마나 많은 재료와 조미료를 쏟아 넣고 있느냐의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잠깐 입맛을 끌어당길 순 있지만, 건강에 좋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가 눈길을 끌 수는 있어도 그게 전부라면, 이 좋은 드라마가 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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